
정재환은 왜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했을까.
22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년 지기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한 정재환에 대해 집중 조명 했다.
지난 7월 4일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20대 허민석 씨(가명)가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허씨와 10년간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 정재환(24)이었다. 그는 3자루의 칼을 이용해 허씨를 50곳 이상 찔러 살해했다.
범행 이후에는 나체로 거리를 어슬렁거렸다.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를 사 먹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갔으며 이러한 행적은 그의 피 붙은 발자국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시 민석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친구들은 당장 대구에서 경산으로 향했고 거실 현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민석씨를 발견했다. 민석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친구들은 “배에 내장이 다 튀어나와 있었다”라고 당시 잔혹했던 현장을 떠올렸다.
부검 결과 사인은 다발성 예기 손상. 머리부터 목과 배, 팔과 손까지 50여 곳 이상 칼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특히 목과 종아리에 있는 절창은 이미 심정지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는 ‘오버킬’ 양상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친구들은 “이해가 안 된다. 민석이가 피해를 준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마약을 한 거 아닌가 의심했다”라며 그의 살인 이유를 짐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재환에게서는 어떤 마약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정재환은 여전히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범행 이유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정황은 친구들이 녹음한 21분간의 녹취 파일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해당 파일에서 정재환은 ‘흐흐흐’ 기괴하게 웃었고 민석씨는 “내장 튀어나올 거 같다”라며 시종일관 정재환에게 사과했다. 또한 파일의 상당 부분에는 흉기 소리와 신음으로 가득했다.
파일을 분석한 전문가는 5분 말미 ‘김치’라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 셔터음이 들리는데 이는 정재환이 민석씨를 향해 인증샷을 찍는 행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6분경 정재환은 집을 나서 거리를 활보했으며 이후에도 14분 동안 민석씨는 살아 있었다.
전문가는 “피해자는 정재환이 집을 떠나고 14분 정도 살아 있었다.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던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재환의 폭력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사건 발생 두 달 전에도 선배, 후배와 술을 마시던 정재환은 누군가를 험담했다가 선배에게 훈계를 들었다. 이후 선배가 방으로 들어가 취침하자 후배를 다른 방으로 데려가 목을 조르고 얼굴을 폭행했다. 자신이 훈계를 들을 때 가만히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사건의 두 달 전인 3월에도 세명이서 술을 마시다가 한명이 자러 들어가자 갑자기 울면서 유리를 깨고 반려견을 폭행했다. 지인이 이를 말리자 유리 파편으로 위협하기까지 했다.
정재환의 폭력성은 술과 함께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도 정재환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초 현장을 발견한 친구들은 그가 만취 상태가 아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특히 경찰에 연행되던 정재환은 친구 중 한 명에게 몇천만 원짜리 고가의 시계를 건네면서 현금과 함께 시계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도 했다. 만취 상태로 보기에는 어려운 행동이었다.
CCTV 분석 결과에서도 범행 후 편의점으로 들어간 정재환은 편의점 직원을 보자 걷는 방향을 바꾸며 마치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피로 인해 미끄러지면서도 중심을 잡아 넘어지지 않았다. 경찰에 발견된 뒤에는 흔들림 없이 일직선으로 뛰었다. 전문가 역시 만취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구치소에 수감된 정재환을 직접 찾아 물었다. 정재환은 제작진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면서도 “무엇에 분노해 칼을 들었냐”, “친구들이 궁금해한다”라고 묻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결국 자신의 범행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자리를 떠났다.
제작진은 정재환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현 상황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중학교 때 집 나가고 내 자식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모른다. 신경 안 쓴다. 내 성질 같으면 당신 앞에서 칼로 쳐버리고 싶다”라며 다소 과격한 언행을 드러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조현병과 조증 상태에서 일어난 공격성을 의심했으나 분석 결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정신병적인 증상에 의한 범죄는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정재환은 오히려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반사회적 성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피해자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며 즐기는 거 같다. 극도의 분노, 흥분, 가해자는 일종의 쾌락으로 느꼈던 것 같다”라며 “한번의 우발적 사고로 해석할 수 없다. 어릴 때부터 반사회적 성향은 자라오고 있었고 15세 전후 시작되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패턴이 보인다. 죄책감이 결여된 모습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재환은 학창 시절 버스 기사를 폭행하고 워터파트에서 시비가 붙은 모르는 사람을 폭행하는 등 폭력을 이어왔다. 당시 동창들은 “항상 화가 나 있고 항상 예민하고 싸움의 이유는 단순했다”라고 떠올렸다.
권일용 교수는 “범행 이유를 본인도 모를 거다. 눈빛이나 이런 것들을 아주 왜곡되고 받아들이는 시점이 있다. 그 시점이 공격성 폭발과 연결된다. 분노의 이유는 개인적인 것일 것”이라며 “최소 한 달 전부터 스트레스 요인이 분명 있었을 거다. 점화만 되어도 폭발하는 시점에는 피해자도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는 요소일 뿐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재환은 성인이 된 후로 지인들을 쉽게 폭행해왔다. 후배들은 “이전에는 안 그랬는데 20살이 되고 많이 맞았다”라고 기억했다. 이를 수습하는 건은 주로 민석씨였다. 정재환이 여자친구를 폭행했을 때도 말렸던 것은 민석씨였다.
전문가는 “자기 전능감과 지배욕을 억제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을 거다. 자기를 막는다는 것에 대해 못 참았던 거 같다”라며 “적절한 시점에 교육을 받지 못해 부모로부터 버림받으며 충동 조절을 하지 못하고 만성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