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복파도 딱복파도…복숭아 지금 사야 하는 이유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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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복파도 딱복파도…복숭아 지금 사야 하는 이유 [해시태그]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 복숭아 하나에도 ‘참입맛’을 따지는 이들이죠. 껍질을 벗기기도 전에 과즙이 흐르는 ‘물복’과 사과처럼 아삭하게 베어 먹는 ‘딱복’. 좁혀질 수 없는 이들의 취향 싸움입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물복파와 딱복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인데요. 지금이 ‘단 복숭아’를 먹을 수 있는 ‘그 순간’이기 때문이죠.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4일 발표한 ‘2026년 8월 과일 관측’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 생육 상황은 지난해보다 양호합니다. 지난해보다 비가 적어 병해충 발생이 감소했고 생육이 빨라지면서 수확 시기도 5∼10일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8월에 출하되는 복숭아는 당도와 빛깔도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됐죠. 다만 5∼6월 강수량이 부족했던 탓에 열매 크기는 다소 작을 전망인데요. 올해 복숭아의 특징을 요약하면 ‘작지만 단 복숭아’인 셈입니다.

경북 영덕에서는 산지의 평가가 더 직접적인데요. 10일 대구MBC 보도에 따르면 영덕 복숭아 농가에서는 올해 가뭄으로 일조량이 풍부해 당도와 품질이 최상급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탄저병 등 병해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죠.


(뉴시스)


비가 적으면 복숭아는 왜 달아질까요? 복숭아에 단맛을 채우는 출발점은 잎의 광합성입니다. 맑은 날 햇빛을 충분히 받은 잎이 당을 만들고, 이 당이 과실로 이동해 축적되는데요. 비가 이어지면 구름이 햇빛을 가리면서 광합성량이 감소하죠. 여기에 뿌리가 흡수하는 물이 늘어나면 과실의 수분 함량도 증가해 이미 축적된 단맛이 상대적으로 옅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6월 발간한 웹진에서 수확기 강우가 복숭아의 당도와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비가 이어지면 일조 부족으로 광합성이 줄어 과실에 축적되는 당의 양이 감소하고, 과실 내 수분 함량이 늘면서 과육도 무르게 변할 수 있죠.

올해 복숭아 산지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조건이 이어졌는데요. 비가 적게 내려 햇빛을 충분히 받았고, 수확 직전 과실에 많은 수분이 유입돼 당도가 희석될 가능성도 적었죠. 습한 날씨에 번지는 병해 부담이 줄면서 잎과 과실이 비교적 건강하게 자란 점도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가뭄이 심할수록 복숭아가 더 달아지는 것은 아닌데요. 물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열매가 충분히 크지 못하고 나무의 광합성 능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강한 직사광선과 고온은 과실 표면이 타는 일소 피해를 일으키고, 가뭄 뒤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 열매가 터질 수도 있는데요. 올해도 관수로 수분을 공급한 과원에서는 적은 비와 풍부한 햇빛이 당도를 높였지만, 물이 부족한 과원에서는 열매가 작아지거나 일소 피해가 발생했죠.


(뉴시스)


최근 몇 년간 복숭아 농사는 냉해와 장마, 폭염 사이를 오갔습니다. 2022년에는 초반 생육과 당도가 양호했지만 8월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중·만생종의 낙과와 열과, 핵할 피해가 늘었죠. 2023년에는 봄철 저온과 우박으로 결실이 부진한 데 이어 긴 장마로 세균성구멍병과 탄저병까지 확산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2023년 9월 5일 발표한 관측에서는 생산량이 전년보다 20% 감소한 16만2500t에 그치고 크기와 당도도 전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2024년에는 개화기 날씨가 좋아 착과량이 회복됐고 장마와 병해 피해도 전년보다 감소했습니다. 생산량은 약 19만t으로 반등했지만, 여름철 고온으로 열매가 충분히 크지 못하거나 햇볕 데임이 발생한 과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마른장마가 나타났지만 봄철 저온으로 생육이 늦어진 상태에서 여름 가뭄과 폭염이 닥쳤다는 점이 올해와 달랐죠. 과실이 충분히 크지 못했고 기형과와 핵할, 낙과, 일소 피해도 늘었는데요. 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초 추정한 지난해 생산량은 약 18만3500t으로, 전년보다 5.8% 감소했죠.

올해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초기 생육이 비교적 순조로웠습니다. 열매 수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수확기 비가 적었기 때문에 생산량과 당도가 함께 좋아질 수 있었죠. 가뭄 하나만으로 풍년이 된 것이 아니라, 봄철 착과부터 여름철 일조와 강수까지 여러 조건이 비교적 잘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그렇다면 맛이 좋아진 만큼 가격도 올랐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올해는 나무에 달린 복숭아가 많아 출하량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복숭아 생산량을 20만6300t으로 전망했죠. 지난해보다 12.6%, 평년보다 9.3% 많은 규모인데요. 재배면적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3.3% 감소했지만, 열매 수가 늘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16.4% 증가하면서 전체 생산량이 커졌습니다. 8월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5.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죠.

공급이 늘자 가격은 내려갔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7일 백도 상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10개당 1만860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17.4% 낮았죠. 농촌경제연구원도 8월 천중도백도 상품의 가락시장 도매가격을 4㎏당 2만4000원 안팎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2만6700원보다 약 10% 낮은 수준입니다.

올해는 비가 적어 큰 복숭아의 비중이 예년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대과는 가격이 비싸지만 중·소과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죠. 집에서 먹을 복숭아라면 크기보다는 당도 선별 여부와 수확 시기를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올해는 작은 복숭아가 맛없는 복숭아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죠.

올해 추석은 다음 달 25일이지만 복숭아 제철은 그보다 먼저 저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품종별 수확 정보를 보면 천중도백도는 8월 중순, 유명은 8월 하순, 수미와 장호원황도는 각각 9월 상순과 중순이 수확 적기인데요. 추석 무렵에는 일부 만생종만 남아 물량과 품종 선택지가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습니다.

복숭아는 사과나 배처럼 추석을 앞두고 출하량이 늘어나는 과일도 아닌데요. 물량이 줄어든 뒤 선물용 대과와 고당도 만생종에 수요가 몰리면 좋은 상품의 가격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죠.

물복파라면 부드러운 품종을 골라 상온에서 1∼3일 후숙하고, 딱복파라면 단단한 품종을 구입해 오래 두지 않는 편을 권장하죠. 매장에서 손으로 누르면 쉽게 멍이 드는 만큼 품종과 수확일, 당도 표시, 꼭지 주변의 향과 겉모양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복숭아철이 저무는 것이 아쉽다면 다음 주자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바로 포도죠. 캠벨얼리와 거봉은 이미 출하가 한창이고, 노지 샤인머스캣도 8월 말부터 9월 사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데요.

농촌경제연구원이 8월 발표한 관측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포도 생육은 지난해보다 양호합니다. 병해충과 생리장해가 줄면서 8월 출하량은 캠벨얼리 7.5%, 거봉 9.2%, 샤인머스캣 8.0% 증가할 전망인데요. 전체 출하량도 8.0% 늘어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풍부한 햇빛은 포도의 당도를 높이는 데도 유리했죠. 다만 물이 부족하면 포도알이 작아지고,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 착색과 당도 상승이 늦어질 수 있어 충분히 익은 상품을 골라야 합니다.

올해 여름 과일은 크기보단 속을 봐야 하는데요. 물복파와 딱복파 그 어떤 취향이라도 언제 살지를 묻는다면 답은 지금이죠. 달고 저렴한 복숭아를 즐긴 뒤에는 햇빛을 머금고 익어가는 포도의 차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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