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폭염에 대응해 도시계획 대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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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올여름 북반구 전역은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유럽은 6~7월 사상 최악의 고온을 기록했고, 미국 본토와 한국 역시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신음하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단순한 계절적 변동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지구 온난화의 압력 위에 역대급으로 엘니뇨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엘니뇨 영향이 발생 당해보다 이듬해에 지구 온도를 올리는 ‘지연 효과’를 갖는다는 점이다.

세계 선진도시, 기후적응형 개발 나서

이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열기를 가둬두는 거대한 도시 열섬으로 작용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도시계획과 부동산 개발 방식으로는 폭염 재난을 더 이상 방어할 수 없는 임계점에 다다랐다. 다가오는 폭염 위기에 맞서기 위해, 해외 선진 도시들의 혁신적 대응 사례를 바탕으로 한 전면적 도시·부동산 개발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할 때다.

이미 글로벌 선진 도시들에서는 도시의 형태와 인프라를 전면적으로 재조정하여 도심 온도를 낮추는 기후 적응형 도시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쿨시티(Cool City)’를 통해 도심 대전환을 하고 있다. 도심 전역의 아스팔트를 투수성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고, 학교 운동장을 나무와 흙이 숨 쉬는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들을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는 수직 정원과 바람길 유도형 건축을 도입하고 있다. 고밀도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건축물 허가 단계부터 녹지 면적 비율을 강제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빌딩의 입면과 옥상에 식물을 식재하는 수직 정원을 의무화하고, 해풍이 도심 내부로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건물의 높낮이와 배치 규격을 통제하여 도심 열기를 분산시키고 있다.

일본 도쿄는 미스트(Mist) 공조 시스템과 차열성 포장을 하고 있다. 도쿄는 주요 보행자 도로와 광장에 미세한 물안개를 분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태양광 반사율을 높인 특수 차열성 포장을 적용하여 지표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기후 적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덴마크 코펜하겐은 폭염과 홍수를 통합 방재하는 저류 공원 시스템을 운영한다.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들이닥치는 복합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평소에는 시민들의 공원과 산책로로 쓰이다가 폭우 시 빗물을 모으고 물순환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다목적 인프라를 설계하여 도시의 재난 회복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폭염을 재촉하는 도시계획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기존 도시의 저이용 부지를 고밀도로 복합 개발하면서, 대규모 도심 공원과 바람길을 유도해야 한다. 입체 녹화 및 쿨루프(Cool Roof)를 의무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간 건축물과 아파트 단지 설계 시 지붕 반사율을 높이는 쿨루프 시공과 벽면 녹화를 법적으로 의무화하여, 건축물 자체가 열기를 흡수하는 양을 줄이고 도시 전체의 열섬 현상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제도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

도심녹지 의무화 … 바람길 살려야

폭염으로부터의 생존을 위해 도시계획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 기상 현상이 아니라 도시의 경제성과 부동산 가치를 좌우하는 리스크 요인이다. 녹지를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도시의 외연적 확장은 이제 멈춰야 하며, 기존 도시 공간을 효율적으로 고밀·복합 개발하여 자연 녹지의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

해외 선진 도시들처럼 바람길을 고려한 건축 배치와 도심 녹지화를 의무화하는 한편, 기후 적응형 인프라를 민간 개발 사업과 공공 도시계획 계획에 전면적으로 녹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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