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ㆍSC제일ㆍ씨티은행, MOU 상습 위반… 이익규모 축소 의혹까지
외국계은행들이 고객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데는 앞장서고 있지만, 서민 지원은 나몰라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은행과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은행들이 대외채무 지급보증을 해주면서 체결한 MOU를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작년 순이익 규모를 1000억 원 이상 과소계상해 세금을 줄이려고 일부러 이익규모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외국계 은행은 지난 해 9월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정부와 중소기업 지원강화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물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총 대출이 1조82억 원 늘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3542억 원 감소했다.
당초 제시한 중소기업 대출 목표비율 46.3%에 크게 미달하는 -35.1%를 기록한 것이다.
외환은행 역시 같은 기간 총대출이 5639억 원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1조384억 원이나 감소했다.
이 은행도 상반기 총대출은 9356억 원, 중소기업 대출은 4331억 원 늘리기로 목표를 제시했었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은 금융당국으로 MOU 이행실적 미흡으로 각각 9번, 8번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 주의촉구 공문만 보낼 뿐 별다른 제재조치를 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정부가 은행들의 대외채무 지급보증을 해주면서 체결한 MOU 이행실적 점검결과,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의무비율을 제대로 행하지 않는 등 가장 많은 위반행위를 했는데도 ‘주의촉구’ 공문만 수차례 보냈다”며 “MOU를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두 은행에 대해 금감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주택담보대출 가산 금리도 외국계 은행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에서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를 조사한 결과, 올해 7월 기준으로 SC제일과 한국씨티는 각각 4.34%, 4.29%로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산금리 2.71~3.17%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았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것으로, 외국계 은행의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셈이다.
게다가 SC제일은행은 작년 순이익을 1000억 원 이상 과소계상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주재성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C제일은행이 작년에 순이익을 축소했다는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관련 정보를 입수해 해당 은행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이 2008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작년 순이익은 3081억 원이나 금감원은 1000억 원 이상 과소계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장 검사를 통해 이익규모가 과소계상된 이유를 철저히 파악해 필요시 책임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SC제일은행 측은 작년 이익규모가 축소됐다는 의혹에 대해 “작년 12월 31일에 발생한 특정거래의 결제일이 올해를 넘기면서 2영업일 차이가 생겨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은행권 내부에서조차 이 해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통상 어떤 거래가 발생하면 거래일을 기준으로 순익이 잡힌다”면서 “결제일이 다음해로 넘어갔더라도 순익에서 빠지는 것은 잘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은 정부가 추진 중인 '‘미소금융’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미소금융은 정부가 앞장서서 자활의지가 있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다.
두 은행은 "아직 참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지만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의 관측이다.
또 이 은행은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영업시간 변경에도 동참하지 않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영업하고 있다.
반면 수익 확보에는 매우 민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외국계은행들의 과열 영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유야 어찌되었든 한국에 진출했으면, 여기에 맞는 시스템과 참여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스스로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 은행권의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이 좀 더 강력하고 현실성 있는 제재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