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배경에서 지식재산처는 6월 ‘AI 시대 올바른 특허출원 안내서’를 배포하였다. 안내서는 AI가 발명의 창작 과정에 활용되더라도 특허법상 발명자는 반드시 자연인이어야 하며, 사람이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AI가 생성한 결과를 검증 없이 그대로 출원하거나, 허위 데이터 또는 검증되지 않은 실시예를 기재하는 경우 특허가 거절되거나 무효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AI가 만들어낸 방대한 양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의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이다. 생성형 AI는 그럴듯한 기술적 설명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실제 구현 가능성이나 기술적 효과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안내서에서는 특히 화학·바이오 분야에서 AI 시뮬레이션 결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객관적 실험데이터를 통해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I 활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특허 품질 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해야 하는 것은 지식재산처가 마주한 과제이다. 안내서에 따르면, 심사 단계에서 심사관은 발명자의 실질적 기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노트 등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입증자료만으로 정당한 발명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발명자에게 면담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한다. AI 활용 발명에 대한 심사기준과 사례를 지속적으로 축적·공개하고, 심사관들에게 AI 기술에 대한 전문교육을 강화하여 형식적인 AI 적용과 실질적 기술혁신을 구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허업계 역시 변화가 요구된다. 단순 명세서 작성이나 선행기술 조사 중심의 업무에서 벗어나,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허위 정보, 기밀정보 유출, 검증 책임 등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결과물의 정확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특허전문가는 AI 활용 역량과 함께 윤리적 책임 및 전문적 검증 능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전문가로 변화해야 한다.
AI는 특허전문가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생성형 AI로 인해 특허출원 건수는 증가하겠지만, 진정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출원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강하고 유효한 특허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식재산처는 심사 품질을 높이고, 특허업계는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AI 시대의 특허 경쟁은 출원의 양이 아니라 특허의 질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며, 이것이 우리 특허제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홍혜종 새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