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건강노트] 디스크가 아니라는데 왜 팔다리가 저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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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나 다리가 저리고 힘도 빠지는 것 같은데, 검사에서는 디스크탈출증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내원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통증이 팔이나 다리로 뻗치고 저림도 심한데, 영상검사에서는 디스크가 심하지 않다고 하니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인을 찾지 못한 것 같아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필자는 신경을 ‘물탱크’와 ‘수도관’에 비유해 설명하곤 합니다.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탱크에서 물이 빠져나오는 시작점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물탱크에서 수도꼭지까지 이어지는 배관의 어느 한 부분이 좁아지거나 눌렸을 수도 있습니다. 수도꼭지 자체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 곳이 심하게 막혀 물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여러 곳이 조금씩 좁아진 결과 전체적인 물의 흐름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어느 정도 좁아져 있더라도 다른 조건이 괜찮다면 물이 비교적 잘 나올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신경도 이와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팔과 다리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은 척추에서 시작해 어깨와 팔, 골반과 다리를 지나 손끝과 발끝까지 이어집니다. 따라서 목이나 허리의 디스크 탈출 또는 척추관 협착으로 신경이 압박되면 팔과 다리의 통증, 저림, 감각저하와 근력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척추 영상에서 뚜렷한 신경 압박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경이 지나가는 근육 사이, 근육과 뼈 사이, 인대 아래 또는 관절 주변의 좁은 통로에서 신경이 반복적으로 압박되거나 자극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팔로 내려가는 신경은 목과 어깨, 팔꿈치와 손목을 지나며 여러 좁은 통로를 통과합니다.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 역시 허리와 골반, 엉덩이, 무릎과 발목 주변을 지나갑니다. 따라서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척추 한 곳만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치료에 대한 반응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환자는 한 부위의 압박이 주된 원인이 되어 그 부위를 치료한 뒤 빠르게 호전되기도 합니다. 반면 여러 부위의 근육 긴장과 신경 자극이 함께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한 곳만 치료해서는 증상이 일부만 좋아지거나 다시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팔다리 저림과 방사통을 치료할 때는 척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신경이 지나가는 전체 경로를 함께 살피는 것이 핵심입니다. 증상의 분포와 자세에 따른 변화, 근력과 감각, 관절의 움직임, 근육의 긴장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실제로 신경이 불편해지는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의학적 치료에서는 침 치료를 통해 신경 주변의 긴장된 근육과 근막을 이완하고,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증상과 상태에 따라 추나치료를 병행해 척추와 관절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초음파를 이용해 신경과 주변 조직의 위치를 정밀하게 확인하면서 약침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위험 신호도 존재합니다. 팔다리 저림과 근력저하가 모두 근육 긴장이나 말초신경 포착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갑작스럽게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거나, 보행이 불안정해지거나, 대소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뇌·척수 질환이나 심한 신경 압박을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양쪽 손발이 대칭적으로 저린 경우에는 당뇨병, 갑상선 질환, 영양 결핍 또는 전신성 말초신경병증 등도 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검사에서 디스크 탈출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것은 중요한 정보이지만, 그것만으로 팔다리 저림의 원인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의원에 내원하여 상담과 이학적 검사 등을 통해 신경이 시작되는 척추부터 손끝과 발끝까지 이어지는 전체 경로를 살펴보고, 증상을 일으키는 지점을 하나씩 찾아가며 침, 약침, 추나 등의 한의학적 치료를 한다면 증상의 호전을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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