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일본의 엔화 환율 방어가 원화의 추가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원화가 지난달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인 데다, 엔화의 추세적 강세 여부도 불확실해 원화 강세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3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일 공조가 엔화 강세, 달러화 약세를 통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앞서 원화와 엔화는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강한 동조 흐름을 보였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재조정(리밸런싱)이 마무리된 데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과 수출 네고(달러매도) 물량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화 강세 흐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택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현상이 강했다. 미국과 일본이 공조해 엔화 약세가 완화되면 원화도 수혜를 볼 수 있다”며 “SK하이닉스 ADR 이후 원·달러 환율이 많이 내렸는데 추가 하락 기대 요인이 더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원화와 엔화의 동조성이 다소 약해졌지만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일뿐 아니라 사실상 한·미·일 삼각 공조라고 볼 수 있다. 원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엔화가 155엔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밑돌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이미 7월 중 많이 강해졌다”며 “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저지하더라도 엔화가 150엔 밑으로 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추세적인 강세로 전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달러 환율 하단은 1420원 정도를 보고 있다. 이 선이 깨진다면 1400원까지 열어둘 수 있겠다”면서도 “원·달러가 1400원 밑으로 가려면 미·일 공조 외에도 외국인 주식 리밸런싱 매도 축소와 반도체 수출 호조, 수출업체 네고 등 수급 요인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엔·달러 환율이 155엔 아래로 내려가는 강세 흐름이 이어져야 원·달러 환율도 1300원 후반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5.8원(0.41%) 상승한 1429.8원에 거래를 마쳤다(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이는 5거래일만에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29.87원(2.0%) 급락한 1497.43원(매매기준환율·월평균 기준)을 기록했었다. 이는 지난해 5월(-49.82원, -3.4%) 이래 최대 낙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