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폭염중대경보 아래에서도 프로야구 경기의 운명은 엇갈렸다.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취소됐지만, 부산 사직야구장의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는 시작만 30분 늦춘 채 진행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창원의 경우 경기 시작 시각에도 기온이 38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선수단과 관중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부산은 경기 시작 이후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후 6시 경기를 6시 30분으로 미뤘다.
하지만 경기 전 사직구장의 실제 상황은 단순히 30분을 기다리면 해소될 수준이 아니었다. 롯데 구단이 이날 오후 2시께 구장 온도를 측정한 결과 내야 인조잔디는 최고 78.1도, 관중석은 64도 안팎까지 올랐다. 천연잔디 온도도 50도를 넘어섰다.
전광판에는 “폭염으로 인해 좌석 및 구장 내 시설물이 뜨거우니 화상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구단은 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전광판을 통해 온열질환 발생 시 대처 방법도 알렸다.
양 팀 선수단은 경기 개최 결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현장에 나와 직접 더위를 확인하지 않고 기상 예보만으로 경기 진행을 결정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전날에는 취소하고 이날은 경기한다며 판단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직구장의 삼성-롯데전은 예정대로 오후 6시 30분 시작됐다. 롯데가 1회부터 5점을 뽑으며 앞서 나갔고, 10-7로 승리해 3연패에서 벗어났다. 선발 제레미 비슬리는 7이닝 동안 4실점하며 시즌 8승을 거뒀고, 전민재는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더위 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관중석은 매진됐다.
사직과 창원 경기는 하루 전인 1일에는 모두 폭염으로 취소됐다. 부산과 창원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데다 경기 시작 시각에도 37도 이상의 고온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창원은 2일에도 경기 개시 무렵까지 38도 이상의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같은 구장의 경기가 이틀 연속 폭염으로 취소됐다. 취소된 KIA-NC전은 추후 다시 편성된다.
부산은 2일 오후 6시를 기해 폭염중대경보가 폭염경보로 낮아졌고, 사직동의 기온도 저녁부터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그러나 사직구장에서는 지난달 31일 경기 때 이미 폭염에 따른 이상 증세가 발생했다. 롯데 포수 손성빈은 미열과 두통, 구토 증상을 보여 2회 교체됐고 황성빈도 주루 도중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삼성 선수들 역시 경기 후 어지럼증과 호흡 곤란 등을 호소했다. 다음 날인 1일 경기가 취소됐다가 2일 다시 열리면서 현장에서는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KBO 규정은 경기 시작 시각을 기준으로 폭염 등 경보 이상의 기상특보가 내려졌을 때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해 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 전에는 KBO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에 확인한 뒤 판단하고,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심판원이 결정한다.
KBO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1일부터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경기의 시작 시각을 최대 1시간까지 늦출 수 있도록 했다.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지연 개시와 함께 경기 취소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폭염으로 경기 시작 전 공식 취소가 결정되면 온라인에서 구매한 입장권은 별도로 취소를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 환불된다. 관람객이 개인 사정으로 예매를 취소할 때와 달리 취소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으며, 장당 부과된 예매수수료도 함께 반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