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그래미 보이콧'…외신도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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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가디언 “부드럽지만 인상적인 질책”…BTS 첫 그래미 출품 포기
AP·빌보드 “주요 부문서 밀려날 수도…그래미 권위에도 타격”
코스모폴리탄 “BTS의 거부가 옳다”…아시아 음악 ‘지역별 분류’ 비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7년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기로 하자 외신도 잇따라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일부 매체는 이를 그래미의 신설 ‘아시안 팝’ 부문에 대한 사실상의 보이콧으로 규정했고 방탄소년단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논평도 내놨다.

방탄소년단 멤버 RM과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29일 각자의 SNS 인스타그램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멤버들은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며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늘 함께해 주시는 아미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만의 일이다.

(출처=로이터 홈페이지 캡처)

“부드럽지만 인상적인 질책”…외신, BTS 선택 주목

로이터는 기사 제목을 “BTS, 새 아시안 팝 부문을 둘러싸고 그래미 보이콧”이라고 달았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에 음악을 제출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설 부문에 대한 불만을 출품 거부 배경으로 전했다.

로이터는 방탄소년단의 성명을 직접 소개한 뒤 레코딩 아카데미가 아직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규 5집 ‘아리랑’이 빌보드 200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해 K팝 그룹의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유력 후보로 꼽힐 만한 성과를 낸 상황에서 경쟁 자체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도 “BTS, 새 아시안 팝상 도입 뒤 그래미 보이콧”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방탄소년단의 성명을 “부드럽게 표현됐지만 인상적인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신설 부문이 아시아 음악가에게 더 많은 수상 기회를 제공하기보다 이들을 그래미 주요 부문 밖에 가두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아시안 팝과 라틴 음악을 위한 기회를 확대한다고 설명했지만, 두 시장은 이미 수십 년간 성장하며 미국에서도 막대한 매출과 청중을 확보해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신설 부문의 언어 기준에 주목했다. 영어 가사 비중이 높은 ‘골든’과 로제·브루노 마스의 ‘아파트’는 아시안 팝 부문의 출품 자격을 얻지 못할 수 있지만, 한국어 비중이 높은 방탄소년단의 ‘아리랑’ 수록곡들은 사실상 유력 후보였다고 설명했다.

(출처=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주요 부문서 밀려날 수도”…AP도 논란 소개

AP통신은 “K팝의 강자 BTS, 2027년 그래미에 음악을 제출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AP는 신설 부문을 둘러싸고 “아시아 음악가들이 주요 부문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비판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일부 팬들이 아시안 팝 부문을 아시아 음악가를 위한 ‘인종화된 장벽’으로 받아들였다는 반응도 소개했다.

AP는 그래미가 세계적인 인기에 비해 K팝을 오랫동안 충분히 인정하지 않았다고도 짚었다. 올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이 영상물 음악 부문에서 수상하기 전까지 그래미를 받은 K팝 가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AP의 논평 요청에도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출처=빌보드 홈페이지 캡처)

빌보드 “그래미 권위에 타격”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글을 신설 부문 규정에 대한 “암묵적인 일격”이라고 표현했다. 멤버들이 성명에서 ‘지역’과 ‘언어’를 명시한 것이 아시안 팝 부문의 분류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

신설 부문은 K팝·J팝·C팝 등을 대상으로 하면서 한 개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영어곡 ‘스윔’은 정작 아시안 팝 부문에 출품할 수 없다.

빌보드는 이를 “아이러니”라고 표현했다. 같은 그룹의 노래라도 한국어가 사용되면 아시안 팝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영어로만 불렀다면 해당 부문에서 제외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출품 거부가 “그래미의 권위에 타격”이라고도 전했다. 이어 더 큰 영향은 시상식 방송이 강력한 시청자 유인 요소를 잃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은 2021년 서울에서 원격 공연을 선보였고, 2022년에는 라스베이거스 무대에서 ‘버터’를 공연한 바 있다.

(출처=코스모폴리탄 홈페이지 캡처)

“BTS의 거부가 옳다”…공개 지지한 외신

미국 코스모폴리탄은 한발 더 나아가 방탄소년단의 결정을 옹호했다. 기사 제목부터“ BTS가 그래미의 신설 부문을 거부한 것은 옳다”, “BTS의 그래미 출품 거부는 시상식의 가장 큰 문제를 다시 보여준다”고 달았다.

매체는 아시안 팝 부문이 사실상 대륙 전체의 음악가를 하나의 틀에 묶는다고 지적했다. “K팝과 J팝, C팝은 컨트리와 힙합, 재즈만큼 서로 다르다”며 지리적 위치를 장르 분류의 기준으로 삼으면 각각의 음악과 문화가 가진 차이를 지우게 된다고 비판했다.

방탄소년단의 ‘훌리건’은 힙합, ‘FYA’는 저지클럽에 가까운 곡이지만 대중적으로 K팝 그룹으로 인식된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음악적 성격과 맞지 않는 부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례도 들었다.

코스모폴리탄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를 받는다면 “토큰화된 부문”이 아니라 다른 정상급 음악가들과 경쟁해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별도 지역 부문을 만들어 상을 주는 방식이 실질적인 인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예술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어떤 언어로 공연됐는지가 아니라 작품 자체의 가치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그래미 측은 신설 부문이 “K팝과 J팝, C팝 등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시작됐거나 널리 인정받은 아시안 팝 공연의 예술적 우수성을 인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미 최고경영자 하비 메이슨 주니어도 “아시안 팝은 세계 음악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가진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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