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닝 7점·9점·10점…한화-LG, 불펜 붕괴 속 타격전


홈런을 막으려고 뻗은 글러브가 오히려 홈런을 완성했다. 농구에 빗대면 ‘덩크슛’, 축구로 치면 ‘자책골’을 떠올리게 한 보기 드문 장면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나왔다.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두 팀의 3연전 마지막 경기. 한화가 9-4로 앞선 8회말 1사 1루에서 한화 4번타자 노시환이 LG 최지명의 변화구를 밀어 쳤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 상단을 맞은 뒤 그라운드 안쪽으로 튀어 나오려 했다. 이때 펜스 앞에서 뛰어오른 송찬의가 글러브를 내밀었고, 공은 글러브에 맞은 뒤 방향을 바꿔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홈런을 걷어내려던 수비가 결과적으로 공을 관중석으로 밀어 넣은 모양새였다.
심판진은 홈런을 선언했다. LG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페어 타구가 야수의 몸이나 글러브에 맞은 뒤 페어 지역 담장 밖으로 넘어가도 홈런으로 인정된다. 송찬의의 실책이 아닌 노시환의 비거리 115m짜리 시즌 21호 투런 홈런으로 기록됐다.
‘덩크슛 홈런’은 이날 한화가 펼친 타격 쇼의 한 장면이었다. 한화는 4-0으로 앞서다 7회 2점을 내준 데 이어 8회초 박동원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다. 그러나 8회말 김태연의 볼넷과 LG의 야수 선택, 박정현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심우준의 땅볼 때 김태연이 홈으로 파고들어 다시 5-4로 앞섰다.
이어 대타 한지윤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3점포로 장식했다. 최인호의 2루타와 문현빈의 적시타가 이어졌고, 노시환의 ‘덩크슛 투런포’와 허인서의 연속 타자 솔로포까지 터졌다. 실책과 폭투를 묶어 점수를 더한 한화는 8회에만 안타 7개와 홈런 3개로 10점을 쓸어 담았다. 최종 점수는 14-4였다.
타선이 폭발한 것은 이날뿐만이 아니었다. 두 팀의 주말 3연전은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이 나온 난타전이었다.
한화는 24일 첫 경기에서 1-3으로 뒤진 5회말 타자일순하며 7점을 뽑았다. 박정현과 오재원, 노시환, 김태연의 적시타가 한꺼번에 터지며 순식간에 8-3으로 뒤집었다. 노시환은 선취 적시타와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8-4 승리를 이끌었다.
25일에는 양 팀이 장단 30안타를 주고받았다. LG가 1회 박해민과 오스틴의 홈런으로 3점을 내자 한화는 2회 노시환과 김태연의 홈런 등을 묶어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에는 LG가 더 큰 빅이닝으로 응수했다. 4회 안타 5개와 사사구 5개를 묶어 9득점하며 13-5로 재역전했다. 한화도 곧바로 4회말 4점을 따라붙었지만 경기는 LG의 15-11 승리로 끝났다. LG 선발 송승기는 1⅔이닝 5실점, 한화 선발 류현진은 2이닝 4실점으로 나란히 조기 강판됐다. LG는 이 경기로 8연패를 끊었다.
한화는 이번 3연전에서 경기마다 8점, 11점, 14점을 냈다. 세 경기 합계 33득점이다. LG의 23득점까지 더하면 두 팀이 사흘 동안 만들어낸 점수는 무려 56점에 달한다.
첫날에는 한화가 한 이닝 7점, 둘째 날에는 LG가 한 이닝 9점, 마지막 날에는 다시 한화가 한 이닝 10점을 몰아쳤다. 세 경기 모두 선발과 불펜이 번갈아 무너졌다. 타선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이를 막아낼 투수가 없었다. 한화는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시즌 44승3무45패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