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6.5%p 상승하며 약진…중소형 거래소 이탈 물량 흡수한 양강 재편
타이거리서치 “구조적 양극화 결과…중소형사, 특정 시장·상품군 특화 필요”

2026년 상반기(1~6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업비트와 빗썸 중심의 양강 구도가 반년 사이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CoinGecko 공개 API 기준 거래대금 데이터를 보면, 두 거래소의 합산 점유율은 1월 92.95%에서 6월 96.19%까지 올라갔다. 반면 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중소형 3사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7.04%에서 3.81%로 반토막 났다.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는 이번 점유율 쏠림을 단순한 월간 변동이 아니라 국내 거래소 시장의 구조적 양극화가 재확인된 결과로 봤다. 헨리 김 타이거리서치 리서처는 “이번 96%대 수치는 단기적인 현상이라기보다 구조적 양극화의 결과에 가깝다”며 “이미 국내 거래소 시장에서는 꽤 오랜 기간 업비트·빗썸 중심의 과점 구조가 이어져 왔다”고 진단했다
업비트, 박스권 속 지배력 유지
업비트의 점유율은 1월 66.85%로 출발해 2월 62.20%까지 떨어진 뒤 3~6월 내내 62~64% 사이 박스권에 머물렀다. 1월 대비로는 3.26%포인트(pp) 하락한 수치지만, 5개 거래소 중 두 번째로 변동성이 낮아(표준편차 1.61) 시장 1위 지위는 상반기 내내 흔들리지 않았다.
업비트는 상반기 동안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기보다는 기존 유동성과 브랜드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방어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단기 매매 과정에서 거래량과 호가 깊이를 중시하는 만큼, 시장 유동성이 대형 거래소로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빗썸, 상반기 최대 상승폭…5월 32.81%로 정점
가장 뚜렷한 변화는 빗썸이다. 1월 26.10%였던 점유율은 매달 꾸준히 상승해 5월 32.81%로 정점을 찍었고, 6월에는 32.60%로 소폭 조정받았다. 상반기 전체로는 6.50%포인트 오른 셈으로, 5개 거래소 중 유일하게 뚜렷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빗썸의 약진은 업비트와의 직접적인 점유율 교환보다는 코인원·코빗 등 중소형 거래소에서 빠져나온 물량을 흡수한 결과에 가깝다. 실제로 업비트가 상반기 내내 60%대 초중반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반면, 빗썸은 중소형 거래소 점유율이 약화되는 구간에서 상승폭을 키웠다.
코인원·코빗, 3월 반짝 반등 후 급격한 위축
중소형사들의 흐름은 훨씬 요동쳤다. 코인원은 1월 5.65%에서 3월 7.53%까지 오르며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두 달 연속 급락해 5월 2.77%까지 떨어졌다. 6월에도 2.97%에 그치며 반등폭은 크지 않았다.
코빗의 변동성은 더 극단적이었다. 1월 1.36%였던 점유율이 2월 한 달 만에 4.52%로 3배 이상 뛰었다가, 3~4월 3%대를 거쳐 5월에는 0.64%까지 주저앉았다. 6월 0.80%로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낮은 수준이다. 고팍스는 상반기 내내 0.02~0.05% 사이에서 움직여 사실상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헨리 김 리서처는 중소형 거래소의 일시적 반등에 대해 “올해 상반기에도 빗썸 오지급 사고, 코인원·코빗의 공격적 마케팅이 겹치면서 3위권 거래소들의 점유율이 올라간 시점이 있었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시장은 다시 업비트·빗썸 중심으로 회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중소형 거래소의 반등이 아직 자체 경쟁력보다는 대형 거래소 리스크와 단기 프로모션에 기댄 측면이 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거래소 이탈 물량, 양강으로 재분배…유동성 격차가 쏠림 키워
업비트와 빗썸의 월간 점유율 변동 사이 상관계수는 -0.27로 약한 역상관에 그쳤다. 이는 두 거래소가 서로의 점유율을 직접 주고받는 전형적인 시소 관계라기보다는, 중소형 거래소에서 이탈한 거래량이 업비트·빗썸 양강으로 재분배되는 구조에 가깝다는 의미다.
특히 코인원·코빗의 급등락 시점인 2~3월과 5월이 업비트·빗썸의 반대 방향 변동과 겹친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중소형 거래소가 단기 이벤트나 마케팅으로 거래량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유동성과 호가 깊이, 브랜드 신뢰 측면에서 대형 거래소와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김 리서처는 “거래소 시장은 유동성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다”며 “특히 크립토 시장은 단기 매매 수요가 큰 편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거래량이 많고 스프레드(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좁은 거래소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형 거래소는 더 많은 유동성과 유저를 확보하고, 중소형 거래소는 브랜드 신뢰와 호가 깊이 측면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구조가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중소형사 차별화
업비트·빗썸 합산 점유율이 96%를 넘어선 상황에서, 하반기에는 이 쏠림이 더 심화될지, 아니면 코인원·코빗이 3월처럼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7월 들어서는 업비트가 65%대로 재상승하고 빗썸이 30%대로 조정받는 등 상반기와는 다른 흐름의 조짐도 감지된다.
다만 중소형 거래소가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회복하려면 단순 수수료 인하나 신규 상장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유동성이 낮아진 국면일수록 투자자들은 더 깊은 유동성과 좁은 스프레드를 제공하는 대형 거래소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리서처는 “현재처럼 전반적인 시장 유동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중소형 거래소가 하반기에 점유율을 회복하려면 단순 수수료 인하나 신규 상장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형 거래소의 대안으로 금융기관과의 자본 결합, 전략적 제휴, 법인·기관 투자자 시장 선점, RWA·스테이블코인·토큰화 자산·특정 체인 생태계 등 대형 거래소가 아직 완전히 장악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집중을 제시했다.
결국 하반기 국내 거래소 시장의 핵심 변수는 중소형 거래소가 단기 이벤트를 넘어 구조적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느냐다. 김 리서처는 “중소형 거래소는 특정 유저와 특정 상품군에서 반드시 써야 하는 거래소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회복은 자본 결합, 기관 시장 선점, 특정 시장·상품군 특화 같은 구조적 차별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