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위기를 맞이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은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난 가운데, 투자자들은 '블랙 먼데이' 가능성과 국제 유가 흐름, 중동 정세를 주시하며 관망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2일 오전 9시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5% 하락한 6만3226.58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2.0% 내린 1704.41달러, 바이낸스코인은 0.7% 하락한 583.60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리플(-2.2%), 솔라나(-1.1%), 도지코인(-1.7%), 레인(-0.7%), 스텔라루멘(-2.9%), 에이다(-3.9%), 수이(-2.9%)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CNN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파키스탄, 카타르가 스위스에서 진행한 종전 협상이 주말 동안 결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헤즈볼라를 거론하며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을 경고하자 이란 대표단이 한때 회담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주목하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곳이다. 만약 긴장이 고조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 자금 흐름도 부담 요인이다. 갤럭시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 30일 기준 순유출 규모가 63억5000만달러(약 9조7000억원)로 집계되며 지난해 상품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이탈을 기록했다.
높아진 미국 국채 금리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기관 자금을 위험자산에서 이탈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 동안 약 17%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매도 압력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최근 ETF 주간 순유출 규모는 이달 초 대비 약 87% 감소했으며, 비트코인 역시 6만4000달러 부근에서 비교적 견조한 가격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장기 투자자들이 ETF 매도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가상자산 보안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컨트랙트(Smart Contract) 보안 점검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과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큰 비용이 들었던 코드 감사 작업이 수분 내에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AI가 취약점 탐지 비용을 크게 낮추고 보안 점검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20을 기록하며 '극도의 공포' 구간에 머물러 있다. 해당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 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