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다음 단계는 자산 발행 아닌 조율된 금융 인프라”
“캔톤, 월간 9조~10조 달러 처리…기관용 온체인 네트워크 강조”
“원화 예금토큰·국경 간 청산, 한국의 실질적 기회 될 수 있어”

루즈 CEO는 19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아틀라스홀에서 열린 2026 넥스트 글로벌 디지털 에셋 서밋(NGDA 2026)에서 ‘분절된 시장에서 조율된 금융 인프라로(From Fragmented Markets to Coordinated Financial Infrastructure)’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이투데이와 넥스블록(NEXBLOCK)이 주최하고, 넥스블록, 이투데이피엔씨, 타이거리서치가 주관했다.
루즈 CEO는 디지털애셋이 2014년 설립 당시부터 “세계의 금융자산이 결국 온체인 위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가설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한 백서나 토큰 발행만으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고 보고, 2016년부터 프라이버시와 자산별 접근 통제, 네트워크 거버넌스 같은 기관 금융용 핵심 조건을 먼저 설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금융시장의 문제를 자산과 현금, 담보가 서로 다른 시스템 위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찾았다. 유발 루즈는 “채권을 현금과 결제하려 해도 여러 중개기관이 자산을 맞춰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마찰 비용이 은행과 거래소, 시장 참여자 전체에 연간 1000억 달러 이상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한계를 지적했다. 루즈 CEO는 “퍼블릭 체인은 지나치게 비허가형으로 설계돼 규제 시장과 맞지 않고, 반대로 폐쇄형 네트워크는 자산과 유동성을 또 다른 사일로에 가둔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마다 외환 규제와 프라이버시 기준, 금융 규칙이 다른 만큼 하나의 단일 원장으로 모든 시장을 수용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루즈 CEO는 캔톤이 이미 실사용 단계에 들어섰다고도 소개했다. 그는 캔톤이 월간 9조~10조 달러 규모의 온체인 자산 가치를 처리하고 있으며, 하루 200만~300만 달러 수준의 네트워크 수수료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투기성 거래보다 기관용 금융 인프라 활용에서 발생하는 수치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이는 투기성 거래가 아니라 기관용 금융 인프라 활용에서 나오는 수치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또 미국 사례로는 주식 대차 시장을 들었다. 그는 “현재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빌려주려면 브로커와 미국 내 에이전트 렌딩 데스크(주식 대여·차입을 중개하는 창구)를 거치며 수익 일부를 중간 단계에 내줘야 하지만, 온체인 구조에서는 투자자가 주식을 직접 담보로 제공하거나 빌려주고 그 수익을 더 직접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블록체인의 효용은 기존 금융기관을 없애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기관의 운영 효율을 높여 최종적으로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원화 머니마켓펀드(MMF)와 예금토큰을 핵심 기회로 제시했다. 루즈 CEO는 예금토큰이 단순한 디지털 실험이 아니라 온체인 자산 거래의 ‘현금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토큰화된 증권과 담보자산만으로는 거래가 완결되지 않는데, 은행이 발행한 원화 연동 예금토큰이 함께 작동하면 자산 거래와 결제, 유동성 관리가 같은 인프라 안에서 맞물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구조가 한국 금융기관이 주권적 통제를 유지하면서도 국경 간 결제와 자산 이전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이 지정학적 변화와 제조업, 방산,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지만, 한국 자산에 대한 해외 접근은 여전히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루즈 CEO는 “한국 국채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이런 비효율의 사례”라며 토큰화와 온체인 인프라가 개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라고 진단했다.
루즈 CEO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하나의 원장에 다 담겠다는 생각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인터넷이 단일 서버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집합으로 작동하듯, 금융시장도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진 네트워크들이 연결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큰화의 다음 단계는 개별 프로젝트나 자산 발행이 아니라 조율된 시장(coordinated markets)”이라며 “한국도 이 흐름 속에서 상당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