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사발렌카 충격 탈락, 흐발린스카 깜짝 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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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가로스 사발렌카가 무너진 자리, 또 다른 폴란드 신데렐라가 섰다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의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3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다이애나 슈나이더에게 패한 아리나 사발렌카가 기자회견 도중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의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 첫 우승 도전이 8강에서 멈췄다. 1세트와 2세트 초반까지 경기를 지배하던 흐름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사발렌카는 경기 뒤 스스로 “깊고 어두운 수렁에 빠졌다”고 돌아봤다. 반대편에서는 예선 통과자 마야 흐발린스카(폴란드)가 생애 첫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르며 파리의 새 이야기로 떠올랐다.

사발렌카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2026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에서 25번 시드 다이애나 슈나이더(러시아)에게 6-3, 5-7, 0-6으로 패했다. 출발은 사발렌카의 경기였다. 그는 1세트를 6-3으로 가져갔고, 2세트에서도 4-1 더블 브레이크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사발렌카는 마지막 10게임을 내리 내주며 무너졌다.

이번 패배는 사발렌카에게 특히 아쉬운 결과였다. 그는 8강 전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올라왔고, 지난해 롤랑가로스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톱5 시드 가운데 유일하게 8강에 남아 우승 후보로도 꼽혔다.

하지만 8강전 당일 경기 조건은 앞선 라운드와 달랐다. 앞선 경기들이 비교적 따뜻한 날씨 속에서 치러진 반면, 이날 파리는 쌀쌀하고 바람이 부는 환경이었다. 사발렌카는 1세트를 따내고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4-1까지 앞섰지만, 이후 공격 흐름이 흔들리며 마지막 10게임을 연달아 내줬다.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3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가 러시아의 다이애나 슈나이더와 경기 도중 아쉬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기 뒤 사발렌카는 “10게임을 연속으로 내준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모르겠다”며 “정신적으로 아주 깊고 어두운 수렁에 빠졌고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기고 있던 순간에도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는 “이기고 있었지만 아주 지저분한 테니스였다”고 돌아봤다.

사발렌카는 패배 원인을 특정 요소 하나로만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여러 가지가 결합된 결과”라며 압박 속에서 생각이 많아졌고, 쉬운 실수와 놓친 기회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상대가 이후 더 공격적이고 자유롭게 경기하기 시작하면서 흐름을 되돌리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뒤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도 언급했다. 사발렌카는 “나는 경험이 많은 선수이고 많은 일을 겪었으며, 많은 것을 극복해왔다”며 “힘든 순간 내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패배 이후 감정을 털어놓는 말도 나왔다. 사발렌카는 물건을 부수며 스트레스를 푸는 공간을 언급하며 “아마 내일 하루 종일 거기서 뭔가를 부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의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3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폴란드의 마야 흐발린스카가 안나 칼린스카야를 꺾고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발렌카가 8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같은 날 세계랭킹 114위 마야 흐발린스카는 롤랑가로스 여자 단식 4강에 진출했다. 흐발린스카는 22번 시드 안나 칼린스카야(러시아)를 7-6(3), 6-3으로 꺾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4강에 올랐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흐발린스카는 이번 대회 전까지 투어 레벨 클레이코트 승리가 2승에 그쳤다. 그러나 파리에서 예선과 본선을 통과하며 클레이코트 투어 레벨 승수를 7승으로 늘렸다. 그는 올해 목표가 세계랭킹 100위권 진입이었고, 이번 대회에 올 때도 본선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흐발린스카는 대회 기간 중 숙소 문제를 겪은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상금이 대회 종료 뒤 지급되는 구조 탓에 파리 체류 비용을 감당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폴란드 기업의 지원을 받게 됐고,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흐발린스카는 과거 정신적 어려움으로 선수 생활을 중단한 경험도 있다. 그는 2021년 윔블던 예선 탈락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무기한 휴식을 선언했다. 당시 그는 약 2년간 우울증을 겪었다고 밝혔고,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 생기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휴식기에는 달리기와 복싱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친구를 만나거나 커피를 마시고 쇼핑을 하는 일상도 회복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약 4개월 뒤 그는 복귀를 결정했다. 이후 ITF 대회와 WTA 125 대회 등을 거치며 투어 무대에 다시 도전했고, 2022년 윔블던에서 예선을 통과해 그랜드슬램 본선에 데뷔했다. 이번 롤랑가로스에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4강 무대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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