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의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 채찍 대신 던진 기업가의 마법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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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료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김기찬 프레지던트대학교 국제총장, 세계중소기업학회 의장,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 차기 회장 (출처=본인 제공)
기업가는 조직에 임팩트를 주는 사람이다

“위대한 기업가는 단순히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의 사고방식을 설계하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너는 동료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기업가가 던지는 질문은 조직이라는 호수에 던지는 돌과 같다. 그 돌이 만들어내는 파문이 바로 임팩트(Impact)다. 기업가는 돌을 던지는 행위 자체보다 그 파문이 어디까지 퍼져 조직 전체를 흔들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임팩트를 강한 충격 정도로 이해한다. 그러나 그 어원을 들여다보면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임팩트는 라틴어 '임파쿠투스(impactus)'에서 왔다. 이는 ‘안으로(im)’와 ‘박다(pangere)’의 결합이다. 마치 돌이 호수 속으로 깊이 들어가 바닥에 단단히 박히고 그 결과 넓은 파문이 퍼져나가는 모습과 같다. 즉, 기업가의 질문이 조직의 내면에 깊이 박혀 넓고 지속적인 파문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돌을 던지는 행위가 아니라, 그 돌이 만들어낸 파문이 어디까지 퍼져 조직 전체를 움직였는가이다.

주가 15달러의 MS를 400달러로 만든 '질문의 마법'

위대한 기업가는 단순히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팀으로 일하도록 조직의 나침반을 설정하는 사람이다. 조직은 제도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질문으로 움직인다. 사람은 어떤 질문을 받느냐에 따라 사고가 달라지고, 사고가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지며, 행동이 달라지면 결국 조직의 문화와 성과도 달라진다.

하이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바꾼 것도 거대한 기술만이 아니었다. 기업가가 던진 질문 하나가 전략을 바꾸고 문화를 바꾸고 기업의 운명까지 바꾸었다. 주가 15달러 회사가 400달러 회사로 바뀐 대반전의 출발점에도 이 단순한 질문이 있었다.

“너는 동료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성과 평가 문항이 아니었다. 개인 경쟁 중심 문화를 협력 중심 문화로 전환하고, 기업의 성과 기준을 개인 업적에서 조직의 공동 성공으로 이동시키는 질문이었다. 직원 각자가 던진 돌 하나가 동료와 조직이라는 호수에 어떤 긍정적인 파동을 만들었는지를 설명하라는 '임팩트의 질문'이었다.

엄격하지만 비정하지 않은 '성장과 규율'의 시스템

MS의 사티아나델라 CEO가 도입한 세 가지 질문은 직원들을 '타고난 재능을 증명하려는 고정 마인드셋'에서 '함께 배우고 역량을 확장하는 성장 마인드셋'으로 전환시키는 강력한 트리거였다.

이 질문의 철학적 배경에는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S. Dweck)의 연구가 있다. 그녀의 저서 『마인드셋』은 인간의 성장과 잠재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고, 이는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재건하는 데 중요한 철학적 기반이 되었다.

나델라는 CEO 취임 이전부터 조직 문화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특히 직원들을 줄 세우는 평가 제도인 '스택 랭킹(Stack Ranking)'의 부작용을 목격하며 “어떻게 하면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는 단순히 비전을 선포하는 것만으로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평가와 보상의 기준을 바꾸었다. “내 성과만 잘 내면 된다”는 구조를 “동료를 돕지 않으면 내 성과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바로 '임팩트 체크인(Impact Check-ins)' 평가 시스템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재건한 '임팩트 체크인'의 3대 질문

1. 나는 어떤 성과를 냈는가? (실행력)

2. 나는 동료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협력 기여도)

3. 나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켰는가? (집단지성 활용력)

이 세 질문 중 핵심은 단연 두 번째 질문이다. 이 질문은 내가 무엇을 달성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내가 조직 전체의 성과 파이를 얼마나 키웠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이 질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규범이 되었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Good to Great』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세 가지 요소로 규율 있는 사람, 규율 있는 사고, 규율 있는 행동을 제시했다. 규율이란 단순히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을 찾아 그들이 자율성 안에서 책임을 다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위대한 기업의 리더는 엄격하지만 비정하지 않다. 리더가 따뜻하다고 해서 기준이 없어서는 안 되며, 엄격하다고 해서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사람을 존중하면서도 조직의 원칙을 분명히 세우는 데 있다.

사티아나델라는 바로 이 규율의 방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것을 안다(Know-it-all)’는 오만한 문화를 ‘모든 것을 배운다(Learn-it-all)’는 겸손한 문화로 바꾸고자 했고, 그것을 평가 질문을 통해 현실로 증명해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혁신을 말한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과 AI가 몰고 오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채찍과 공포로 움직이는 조직은 잠시 속도를 낼 순 있어도 결국 방향을 잃기 쉽지만, 공감과 질문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스스로 진화하며 위대한 혁신을 만든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리고 진정한 기업가는 오늘도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 사람이다.

“나는 동료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김기찬 교수는 현재 인도네시아 프레지던트대학교의 국제총장, aSSIST 석좌교수,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이자 세계중소기업학회(ICSB) 회장 등을 맡고 있고,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 차기 회장 취임을 앞둔 대한민국 대표 경영학자다. 기업가정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통합한 사람중심 경영 철학의 선구자이자, K-Entrepreneurship의 세계화를 이끄는 학계·실무계의 권위자다.

서울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도쿄대 경제학부 객원연구원, MIT 국제자동차프로그램(IMVP) 연구위원, 조지워싱턴대학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위원장,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이사, 신남방정책 민간자문위원을 역임하며 정부 자문 역할도 수행했다.

또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포스코에너지 등 대기업의 자문교수 및 현대모비스·홈앤쇼핑·킨텍스 사외이사 등 산업계와 학계를 연결하는 산학연 허브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윤경ESG포럼 공동대표, 한국인도네시아경영학회 회장으로서 아세안과의 경영교육 및 교류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2018), '이토록 신나는 혁신이라니'(2019), '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2015) 등이 있다. 다수의 국내외 수상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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