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러닝용품·전통시리즈 인기 속 '번따' 논란까지

매장에 입장하는 모든 이는 저마다의 확실한 ‘목적’이 있는데요. 비록 ‘구경’일 뿐이라도 그 목적도 명확하죠. 넓은 매장을 거닐다 보면 1000원짜리 구매 목적이 단위가 넘어가는 현실을 마주하는 것도 다반사입니다.
다이소 화장품 매대 앞에는 마스크팩을 고르는 사람들이,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 들어온 러닝용품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는데요. 여행객들은 김과 과자, 캐릭터 굿즈를 장바구니에 담고 전통 문양이 들어간 컵과 부채는 ‘가성비 기념품’처럼 소비되죠.
사람이 몰리는 만큼 ‘별일’도 생기는데요. 러닝족과 외국인 관광객, 품절템을 찾는 소비자들이 다이소로 향하는 사이, 최근에는 ‘번따 성지’로 거론되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아성다이소는 2025년 매출 4조5363억원, 영업이익 4424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보다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19.2% 늘었고, 매출이 4조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입니다. 뷰티,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 전략 상품 확대와 시즌·시리즈 상품 인기도 실적 성장의 배경으로 꼽히죠.

최근 가장 조명받고 있는 건 ‘러닝용품’입니다. 다이소는 스포츠 브랜드 헤드(HEAD)와 협업한 러닝 시리즈를 선보였는데요. 나일론 경량 아노락, 메시 반팔티, 스포츠 밴딩 반바지 같은 의류부터 러닝 볼캡, 접이식 더플백, 탈부착 목가림 모자, 러닝 조끼까지 구성됐죠. 휴대폰과 물통을 넣을 수 있는 러닝 조끼 등 모두가 다이소 균일가 정책에 따라 1000원에서 5000원 사이로 가격으로 책정됐죠.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먼저 입고된 뒤 공식 온라인몰 판매도 예고됐습니다.
러닝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빠르게 대중화한 취미 중 하나인데요. 마라톤 대회 접수는 그야말로 피케팅, 러닝크루는 동네마다 생겨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완주 기록과 러닝 코스가 공유되죠. 하지만 막상 시작하기엔 ‘문턱’이 있는데요. 바로 장비죠. 러닝화는 기본이고, 기능성 티셔츠와 반바지, 모자, 러닝벨트, 조끼까지 하나씩 담다 보면 입문자에게는 부담이 됩니다. 다이소의 러닝 시리즈는 그 문턱을 낮춰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죠.

이번엔 전통입니다. 다이소는 한국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통 시리즈’를 9일 출시합니다. 이번 시리즈는 호랑이와 까치, 전통 매듭, 자개 문양 등을 활용한 상품군으로, 문구류와 생활용품, 테이블웨어, 패션 소품, 포장용품 등 총 17종으로 구성됐는데요. 호작도 머그컵, 소주잔 세트, 문진, 대나무부채, DIY 키링 키트, 육각 포장박스 등이 포함됐죠. 가격은 언제나 그랬듯이 대부분 1000원에서 5000원대입니다.
이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인데요. 이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쇼핑 동선에서도 다이소의 존재감이 상당하죠.
‘올다무’를 아시나요?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를 한데 묶은 표현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성지로 불립니다. 올리브영은 2025년 외국인 구매 금액이 전년 대비 53% 증가해 1조원을 넘겼고 이에 힘입어 연매출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죠. 무신사의 연매출도 1조원 대를 돌파했는데요. 앞서 설명한 다이소의 연매출까지 더하면 세 곳의 합산 매출은 10조원을 넘길 전망입니다.
다이소는 외국인들에게 ‘K-가성비 창고’에 가까운데요. 다이소는 명동역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요를 흡수하고 있으며 김·간식류와 캐릭터 굿즈 등 K-기념품 품목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죠.

매번 품절이 뜨는 인기 매대는 화장품 코너입니다. 5000원 이하 가격대의 화장품과 뷰티 소품은 다이소를 ‘초저가 뷰티 실험장’으로 만들었죠. SNS에서 입소문 난 상품을 찾아 매장을 도는 이들이 늘어나며 다이소 화장품 매대는 사람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하지만 바로 그 밀도 높은 공간성이 최근 불편한 논란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화장품 매대 앞에 사람이 몰리고, 특정 연령대와 성별의 소비자가 자주 보인다는 이유로,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그곳을 원치 않는 접근의 장소처럼 소비하는 글이 퍼졌죠. 유행의 진열대가 어느 순간 타인의 시선이 머무는 장소가 돼 버렸습니다.
서점이나 번화가에서 주로 이뤄지던 이른바 ‘번따(연락처를 물어보는 행동)’ 행위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로까지 번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가성비 제품을 찾는 여성을 ‘검소하다’는 식으로 규정하며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불쾌감이 커지고 있죠. SNS에는 해당 장소에서 번따를 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고요. 조회수는 약 200만 회를 기록 중입니다. 책을 고르고 화장품을 고르는 공간이 어느 순간 ‘헌팅 장소’처럼 소비되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쾌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많은 이가 모이는 곳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인데요. 그 이야기가 항상 긍정적일 순 없습니다. 유행이 모이는 공간일수록, 그 공간을 함께 쓰는 감각도 함께 커져야 하는데요. 누군가의 장바구니와 취향, 머무는 위치가 원치 않는 접근의 이유가 되지 않도록 고민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