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장비공급 등 간접참여에 그쳐
장기투자·기술축적 선행돼야 가능

이달 10일 미국의 유인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성공적으로 착수했다. 이는 1972년 아폴로 17호 달 착륙 이후 인류가 달 궤도를 다녀와 지구로 귀환한 첫 사례다. 발사 성공보다 더 중요한 유인 달 귀환을 검증했고, 특히 재진입, 열 차폐, 유도제어 및 회수라는 가장 위험한 구간을 통과했다. 아르테미스 2호 귀환은 이후 달 착륙, 게이트웨이, 장기 심우주 체계로 이어지는 플랫폼 검증 의미가 더 크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는 단순한 우주 프로젝트를 넘어 새로운 국제 질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50여 년 만에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고, 나아가 화성 탐사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우주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다수 국가의 참여를 끌어냈다. 한국 역시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하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협력 확대와 달리 실제 설계와 개발에 참여하는 국가는 극히 제한적이며 기술적 난제 또한 산적해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핵심 목적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속 가능한 달 탐사 기반 구축, 둘째, 국제 협력을 통한 우주 거버넌스 확립, 셋째, 화성 유인 탐사의 전초기지 확보다. 이를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발사시스템(SLS), 오리온 유인 캡슐, 그리고 달 궤도 정거장 ‘게이트웨이’를 중심으로 한 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민간 기업, 특히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달 착륙선으로 선정되면서 민관협력 모델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야심찬 구조는 동시에 심각한 기술 및 일정 측면의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타십 버전 3를 포함한 재사용 유인우주선 개발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 영역이다. 대형 재사용 로켓의 궤도 급유, 달 착륙 및 재이륙, 인간 탑승 안전성 확보 등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난이도가 높은 과제들이다. 실제로 스타십은 반복적인 시험 비행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패를 겪으며 개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NASA의 자체 시스템 역시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SLS는 높은 비용과 낮은 발사 빈도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게이트웨이 역시 국제협력 구조 속에서 개발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아르테미스 3호, 즉 유인 달 착륙 목표 시점은 여러 차례 연기되었고 향후 일정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이러한 현실은 아르테미스 협정 참여국들의 역할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협정은 법적 구속력보다는 원칙 선언에 가깝다. 실제 핵심기술 개발은 미국과 유럽(ESA), 일본(JAXA), 캐나다(CSA) 등 소수의 파트너에 집중된다. 이들은 오랜 우주개발 경험과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모듈, 로봇 팔, 생명유지시스템 등 구체적 기여를 맡고 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들은 협정에는 참여했지만 실질적 개발 참여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술 수준과 산업 생태계의 차이다. 유인 우주선, 심우주 탐사, 장기 체류 시스템은 단순한 발사체 기술을 넘어선 복합적 역량을 요구한다. 또한 NASA와의 협력은 단순 참여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검증된 기술과 안정적 예산, 그리고 국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최근 누리호 발사 성공과 달 궤도선 ‘다누리’ 운영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아직 유인우주기술이나 심우주 인프라 측면에서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데이터 공유, 과학연구 협력, 일부 장비 공급 등 간접적 참여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르테미스는 분명 유인 우주탐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기술적 난제, 비용 문제, 그리고 ‘협력’이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는 현실적인 격차가 자리 잡고 있다. 달로 가는 길은 열려 있지만 그 길을 실제로 걷는 국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한국이 이 흐름 속에서 단순 참여국을 넘어 실질적 기여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투자와 기술 축적, 그리고 전략적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