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성심당-부산당’의 브랜드 보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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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심당과 유사한 콘셉트로 운영된 부산의 빵집 ‘부산당’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벤치마킹’과 ‘모방’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정책적 문제를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특히 케이크의 외형, 매장 외관, 브랜드 분위기까지 유사하게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이는 상표권 침해 여부를 넘어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 범위와 미국식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개념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타인의 성과나 영업상 신용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위를 폭넓게 규제하고 있다. 특히 제2조 제1호 (파)목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 또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한다. 성심당은 오랜 기간 축적된 브랜드 이미지, 제품 디자인, 매장 연출 등을 통해 독자적인 ‘영업적 성과’를 형성해 왔고,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보호 가능한 경제적 가치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만약 후발 사업자가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모방하여 소비자에게 동일하거나 유사한 출처로 오인·혼동을 유발한다면, 이는 위 규정에 따른 부정경쟁행위로 문제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미국법에서 발전한 트레이드 드레스 개념은 이번 사안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트레이드 드레스란 제품의 포장, 외관, 매장 인테리어 등 전체적인 ‘비주얼 이미지’가 특정 출처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경우 이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미국 연방상표법(Lanham Act)에서는 식별력(distinctiveness), 비기능성(non-functionality), 혼동 가능성(likelihood of confusion)이 충족될 경우 보호가 인정된다.

성심당과 같이 특정한 제품 스타일과 매장 분위기가 결합되어 소비자에게 강한 출처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면, 이는 한국에서도 부정경쟁방지법상 ‘타인의 성과 모방’ 또는 ‘혼동 야기 행위’로 유사하게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케이크의 형태나 카페 인테리어 콘셉트와 같이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요소까지 보호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개별 요소가 아닌 전체적인 조합과 인상, 즉 소비자가 특정 사업자를 연상할 수 있는 수준의 종합적 유사성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될 것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어디까지가 자유로운 경쟁이고, 어디부터가 타인의 성과에 대한 무단 편승인가”라는 논점을 제기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성심당이 법적 대응을 자제하고 ‘동종업계의 벤치마킹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자사의 브랜드 자산 보호 전략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홍혜종 새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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