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식량 등 전략물자 비축 강화하고
외환 확충 병행해 신인도 높여야

이란전쟁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물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에너지의 100% 가까이를 수입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홍해 리스크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는 지금, 정부는 수입국 다변화와 교역 확대를 통해 국가적 위기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전략을 제언한다.
첫째, 에너지 수입 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대한민국 원유 수입의 약 70%가 중동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구조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곧 한국 경제의 마비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중동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미국과 남미 등 비중동 지역에서의 수입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과감하게 확대해야 한다. 미국산 셰일 가스와 남미의 원유 자원 확보는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 국가 안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중동에 과도하게 치우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재편함으로써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해야만 급격한 수입 가격 상승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
둘째, 국가 전략물자의 비축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에너지 및 식량 비축 수준은 약 200일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장기화되는 현대전 양상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부족한 수치임이 드러났다. 이번 전쟁이 종료되는 시점을 기점으로 정부와 민간 기업은 협력하여 주요 에너지원과 필수 식량의 비축량을 최소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전쟁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6개월 정도를 비축해 왔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필수재 중심으로 더욱 세분화하고 비축 기간을 늘려 공급망 단절 시에도 국가 경제가 멈추지 않고 돌아갈 수 있는 최후의 보루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해상 운송 리스크에 대한 다각적 대응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대한민국은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99%를 선박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주요 해상로가 위협받거나 봉쇄될 경우, 우리 경제는 즉각적인 물류 고립 상태에 빠지게 된다. 중동 석유의 9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정부는 선사 및 수출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우회 항로를 확보하고 해상 운송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 시나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물류비용 상승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민관 합동의 선제적 통제 시스템 가동이 필요하다.
넷째, 금융 경쟁력 강화와 외환 방어막 구축을 통해 경제의 혈맥을 지켜야 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3위권에 달하지만, 국제 금융 시장에서 원화의 결제 순위는 40위권으로 추정될 만큼 실물 경제 체급에 비해 금융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 금융은 사람 몸의 피와 같은 존재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1조달러 수준까지 확충하여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한미 및 한일 통화 스와프 체결을 통해 강력한 금융 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국가 재정 건전성을 엄격히 유지하여 환율 변동을 최소화하고, 국제 시장에서 원화의 위상을 높이는 근본적인 금융 육성책을 병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은 지금의 위기를 구조적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환율 불안은 우리 경제의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수입국 다변화, 비축 시스템 혁신, 해상 리스크 관리, 그리고 금융 주권 강화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시련을 딛고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즉각적인 자원 외교와 금융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과 기업이 안심하고 경제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