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블록]테더 이후의 게임, 스테이블코인 사업모델 갈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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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는 준비자산 운용, 스트레이츠엑스는 결제 수수료 중심으로 수익모델 차별화
M0는 발행 인프라·네트워크 표준 경쟁, KRWQ는 역외 원화 수요 선점 전략 제시
“후발 주자, USDT·USDC식 규모 경쟁보다 결제·인프라·역외시장 공략이 현실적”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 비교. 테더(Tether)는 준비자산 운용, 스트레이츠엑스(StraitsX)는 결제 수수료 기반 인프라, M0는 발행 인프라 제공, KRWQ는 역외 원화 수요 선점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개하고 있다. (출처=타이거리서치 보고서 바탕으로 재구성, ChatGPT 제작)

타이거리서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장이 더 이상 단일 사업모델로 수렴하지 않고, 발행사별 규모와 포지셔닝에 따라 서로 다른 수익 전략으로 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테더(Tether), 스트레이츠엑스(StraitsX), M0, KRWQ를 사례로 제시하며 후발 주자들이 기존 USDT·USDC 모델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다른 수익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타이거리서치가 발간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산업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 가운데 하나다. 전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달러 수준으로 커졌고, 미국의 GENIUS 법, 유럽연합(EU)의 MiCA,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조례 등 주요국 규제도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연간 순공급 증가폭이 2024년 550억달러에서 2025년 1010억달러로 확대됐으며, 기관 수요가 본격화하면 2030년 시장이 60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타이거리서치가 제시한 2025~2030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 시나리오. 2030년 기준 보수적 시나리오(Bear)는 6000억달러, 기준 시나리오(Base)는 9200억달러, 낙관적 시나리오(Bull)는 1조6200억달러까지 성장을 전망했다. (사진제공=타이거리서치)

다만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핵심 수익원은 발행 자체가 아니라 준비자산 운용이다. 이용자가 1달러를 예치하면 발행사는 1달러어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해당 자금을 미국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저위험 자산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얻는다. 문제는 이 구조가 사실상 ‘규모의 게임’이라는 점이다. 현재 USDT가 약 62%, USDC가 약 25%를 차지해 두 종목이 전체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후발 주자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국채 굴리고 감사 강화까지…규제 시대 맞춘 대형 발행사의 정석

테더는 준비자산 운용 중심의 전형적인 대형 발행 모델로 제시됐다. 테더는 USDT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국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머니마켓펀드 등에 투자하고, 일부는 금과 비트코인으로 보유해 추가 평가이익도 노린다. 보고서는 테더가 상업어음 중심에서 미국 국채 중심으로 준비금 구성을 전환했고, 분기별 외부 검증에 이어 2026년 3월 빅4 회계법인에 정식 감사를 맡기며 투명성 강화에도 나섰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시장용 상품 ‘USAT’를 별도로 출시해 글로벌용 USDT와 미국 규제 대응 상품을 이원화하는 전략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테더 사례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결국 규모가 중요하고, 규제 준수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라고 짚었다.

이자보다 결제 수수료…아세안 실물경제 파고든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스트레이츠엑스는 준비자산 이자보다 결제 수수료를 중심 수익원으로 삼는 사례다. 싱가포르 기반 발행사인 스트레이츠엑스는 XSGD, XUSD 등을 발행하며 아세안 실물경제와 연결된 결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XSGD의 월간 이체 규모는 시가총액의 약 2.5배에 달하며, 이는 발행된 토큰이 투자용으로 머무르지 않고 실제 결제와 정산에 활발히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리페이플러스, 그랩페이, 비자,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과의 연계도 주요 강점으로 꼽혔다. 스트레이츠엑스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의 주요 지급결제기관(MPI) 라이선스를 확보해 규제를 사업 제약이 아닌 진입장벽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의 온체인화에 따른 실물자산(RWA) 결제 수요를 장기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직접 찍지 않고 판을 깐다…발행 인프라와 네트워크 표준 선점 전략

M0는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고, 다른 기업과 금융기관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공통 인프라 사업자로 소개됐다. 이 구조에서는 규제된 금융기관인 ‘Issuer’가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실제 발행을 맡고, ‘Builder’는 M0 인프라를 활용해 자사 브랜드의 스테이블코인을 설계·운영한다. 메타마스크의 mUSD, 엑소더스의 XO Cash 등이 대표 사례다. 보고서는 M0가 신규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약점인 유동성 부족과 네트워크 부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M0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공통 표준 위에서 발행돼 상호 1대1 전환이 가능하고 유동성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단순 발행량 경쟁에서 발행 인프라와 네트워크 표준 선점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규제 앞서 역외 원화 수요 선점…아시아 통화 확장도 겨냥

KRWQ는 규제 부재 상태에서 역외 원화 수요를 먼저 흡수하는 모델로 정리됐다. KRWQ는 국내 규제 체계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한국 내 시장이 아니라 역외 원화 수요를 겨냥해 설계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보고서는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이미 원화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와 투기 수요가 존재하고, KRW NDF 시장도 상당한 규모로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KRWQ는 이런 기존 역외 수요를 먼저 흡수한 뒤, 향후 국내 규제가 정비되면 온쇼어 시장으로 진입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원화뿐 아니라 인도 루피, 대만달러,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다른 아시아 통화로도 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결국 후발 주자들이 테더나 서클의 준비자산 규모 경쟁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진단했다. 대신 결제 네트워크, 발행 인프라, 역외 시장 선점처럼 다른 축에서 차별화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이거리서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단일 승자 구조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발행사 전략에 따라 서로 다른 수익모델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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