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고(高)에 휘청인 원·달러 환율, 1500원 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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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대 유가·PPI 급등, 매파 연준에 금리인상 우려까지
1500원대 안착해 2009년 3월 이후 17년만 최고
전쟁 양상·유가 흐름이 관건, 100달러 수준 유가라면 1500원 중심 등락할 듯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항구에 12일(현지시간)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무스카트/로이터연합뉴스

원화 환율이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라는 쓰리고를 맞고 휘청였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원화 약세)를 보이며 빅피겨(Big Figure·주요 자리 숫자)라 할 수 있는 1500원을 속절없이 내줬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7.9원(1.21%) 급등한 1501.0원을 기록했다(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개장 초엔 21.9원(1.48%)이나 오르며 1505.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10일(종가 기준 1511.5원, 장중 기준 1561.0원) 이후 17년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간밤 야간시장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야간시장 장중 한때 1504.5원까지 오른 바 있다.

▲원달러 환율 일별 흐름 (체크)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이란 남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폭격했다. 이어 이란이 보복 공격으로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LNG 생산시설을 공습한데 이어 이란혁명수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보복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달말 시작한 미국 이란 전쟁에서 이란의 에너지시설이 피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는 배럴당 3.96달러(3.83%) 급등한 107.38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7월 이후 3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2월 PPI는 전년동기대비 3.4% 상승(전월대비 +0.7%)해 1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미국 이란 전쟁이 반영되기 전부터 물가가 치솟았다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점도표는 연내 한번 인하를 가리켰다. 다만, 여기까지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었을 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하는 등 매파적(통화긴축적) 입장을 물씬 풍겼다.

이같은 영향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휘청였다. 뉴욕 3대 증시는 일제히 1% 넘게 급락했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25를 기록해 사흘만에 다시 100을 웃돌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도 9.6bp 오른 3.7705%를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당국자들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시 적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에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동 불안에 유가가 100달러를 다시 돌파했고, FOMC도 매파적이었다”며 “중동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제유가가 100달러 내외에서 등락한다면 시장 영향력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1470원에서 1510원 사이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전역으로 번지는 3차 중동전쟁으로 확산하고 유가가 130달러까지 치솟는다면 원·달러는 1550원까지도 오를 수 있겠다”고 예측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시설 공격과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에 원·달러가 많이 올랐다”며 “결국 유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이냐가 관건이다. 100달러 내외에서 등락한다면 원·달러는 1500원대 안착보다는 1500원을 중심으로 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상단은 1510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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