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사익 추구와 공익 충돌’ 최소화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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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수 송현경제연구소 국제경제부문 대표

환율상승 등 글로벌경제 부작용도
AI전환 지원해 혁신활성화 꾀하고
밸류업 강화해 국내투자 유도해야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는 개인과 기업 등 민간 경제주체의 사리 추구를 자유화함으로써 이들의 창의와 혁신을 증진하여 소비자후생 증진과 경제발전이라는 공익을 달성한다.

이러한 공·사 이익 간 조화는 경제주체들이 사리 추구 과정에서 시장 점유를 위해 서로 경쟁하게 함으로써 성취된다.

따라서, 독과점으로 경쟁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못할 경우 생산자가 상품 판매가격 인상 등을 통해 초과 이윤을 누리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후생이 줄고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등 사리 추구가 공익과 상충하게 된다.

사리 추구와 공익 보호 간 모순은 국경을 넘는 경제활동의 결과로 발생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일찍이 글로벌한 관점에서 공급망 구축 내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대규모 해외직접투자를 실시해 왔는 바, 이는 해당 기업의 비용 절감 및 시장 확대에 기여했으나 국가적으로 보면 투자 및 일자리의 해외유출을 초래했다.

또한, 2010년대 후반부터 개인 또는 기관투자자들이 국경을 넘는 증권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거의 매년 500억달러를 상회하고 지난해에는 1400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러한 해외증권투자 역시 투자자들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국내 자본조달 여건 악화, 환율의 과도한 상승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민간 경제주체의 사리 추구와 국가 공익 보호 간 상충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우선, 민간 경제주체의 독과점 이익 추구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사익을 위해 부당하게 공익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억제, 금지하고 그로 인한 이익도 환수하는 것이 명백하게 타당하다.

문제는 두 번째 상황 즉, 민간의 글로벌한 경제활동이 의도치 않게 국가 공익에 어긋나는 경우 정부 당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개방된 시장경제체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기업과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나 증권투자를 자본이동규제를 부활시켜 막는 것은 이해당사자의 반발이나 국제협약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개인의 해외증권투자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이 이러한 반발을 잘 보여주었다.

대신, 이 문제가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이 서로 경쟁 내지 대체 관계를 갖기 때문에 발생하였다는 점을 고려해 국제경쟁의 관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즉,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 내지 펀더멘털을 강화하여 가급적 국내 직접투자나 증권투자가 해외 투자보다 더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과감한 혁신을 통해 고수익·고성장 투자기회를 대대적으로 창출하는 데 노력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다. 디지털 전환 또는 AI 전환이 그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 기업은 스스로 디지털전환에 진력하여 혁신적 생산공정 및 사업모델 생성과 이의 사업화를 추진하여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 또는 AI 전환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인재 양성, 모험자본 확충, 데이터센터·전력망과 기업 간 소통네트워크 등의 혁신인프라 확충을 통해 국가적 디지털 혁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편, 주요 산업 내 진입 증대 등을 통한 독과점 해소로 시장경쟁을 증진하는 것도 교과서적 혁신 및 투자 진작책이다.

둘째, 증권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게끔 국내증시의 투자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배당 확대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강화와 상법·자본시장법 개정 등이 중요하다. 배당소득세 경감과 해외 증권투자자금의 국내 환류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또한 바람직하다. 앞에서 언급한 기업들의 혁신적 사업모델 증대가 국내증권투자의 수익성 향상의 지름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셋째, 당국은 경제정책 수행 시 고도 개방된 우리 경제에 맞게 국제적 요소를 더 많이 고려하여야 한다. 국제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정책은 국내 경제주체들의 반발, 정책효과의 해외유출 등으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내외 금리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외환보유액 확충 및 통화스와프협약 확대에, 그리고 정부는 재정적자 억제 및 국가신용도 향상, 국내 투자 여건 및 정주 여건 개선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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