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 금융시장, 중동발 사태에도 견조…증권사 수익성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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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중동 분쟁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회복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주식시장 변동성과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금융기관들은 리스크 관리 체계와 외화 유동성 완충력(버퍼), 적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은 이달 초 발생한 중동 분쟁 여파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역대 최고점 대비 며칠 만에 약 20% 가까이 급락했고, 이후 일부 반등했지만 일일 변동 폭이 5% 안팎에 달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상승하며 원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 부근에 머물러 있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 출발한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원 가까이 오르며 약세를 보였다.

S&P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외화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 규모가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고 외화 조달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국내 금융기관의 사업 구조가 대부분 국내 중심이고 외화 조달 의존도가 높지 않아 관련 영향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업권별로 보면 시장 변동성의 체감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경우 주식 보유 비중이 낮고 외화 유동성 관리 체계도 비교적 탄탄해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주식 보유 비중은 총자산의 약 2% 수준이며, 평균 바젤Ⅲ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약 178.4%로 규제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반면 증권사는 시장 상황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봤다. 주식시장 약세가 이어질 경우 브로커리지(중개) 수익과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고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운용 수익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의 평균 위험조정자본비율은 약 9%로 S&P가 ‘적정’으로 평가하는 기준치인 7%를 웃돌아 자본 여력은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보험사 역시 주가 조정 시 투자수익 감소와 자본 완충력 약화 가능성이 있지만 대응 여력은 있다는 평가다. S&P는 신용등급을 부여한 주요 국내 보험사의 경우 주가지수가 최대 50% 하락하더라도 현재의 자본 및 수익성 평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보험사 운용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은 약 9%, 외화 자산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도 변동성 완화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약 10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한국은행도 약 428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라인을 바탕으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S&P는 “중동 전쟁의 지속 기간과 규모,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거시경제 등 신용 환경에 미칠 영향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거시경제 전망과 신용도 가이던스(전망치)를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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