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20개사 코스닥 퇴출 대상…상폐 기준 강화에 떠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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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40여곳 ‘직격탄’…동전주 166개 위험권
“속도 너무 빠르다” vs “시장 신뢰 회복 불가피”

▲부실기업 퇴출 이미지 (챗GPT 생성)

코스닥 상장기업 10곳 중 1곳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올해 최대 220개 기업이 퇴출 가능 구간에 들어가며 기업들의 위기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는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 △시가총액 기준 조기 적용 △완전자본잠식 요건 강화 △공시위반 요건 강화 △코스닥 집중관리기간 운영 △실질심사 개선기간 축소 등이 담겼다.

개혁안을 적용할 경우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약 150개로 추산된다. 적게는 100개, 많게는 220개사까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금융위가 지난해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며 제시했던 예상치(50개사 내외)보다 약 3배 늘어난 규모다. 전날 기준 코스닥 상장사 1719개 가운데 약 10%에 해당한다.

당장 7월부터 40개가 넘는 기업이 기준 구간에 놓이게 된다.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요건인 시가총액 기준 상향조정 주기를 기존 ‘매년’에서 ‘매반기’로 앞당기기로 하면서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기준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내년 1월에는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강화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가총액이 150억원 이상 200억원 미만인 기업(스팩 포함)은 42개다. 삼진엘앤디, 삼영에스앤씨, 엘디티, 판타지오, 에스티오, 듀오백 등이 포함된다.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목된 동전주도 대규모다. 전날 종가 기준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은 166개에 달한다. 현대사료(994원), 코아시아씨엠(987원), 드래곤플라이(974원), 엠젠솔루션(964원), 서한(961원) 등 900원대 종목만 18개다. 거래소는 앞으로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제도 적용 속도가 빠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던 기준이 매반기 단위로 조기 강화되면서 중소형·저가주를 중심으로 단기간 대응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주 중심 랠리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시가총액 기준까지 빠르게 높아지면 중소형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제도 설계가 보다 정교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의의 피해’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시가총액 기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주식 수에 따라 동전주 여부가 갈릴 수 있고, 여기에 시총 기준까지 조기 적용되면 정상적으로 경영을 이어가는 기업도 단기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의 자구 노력과 시장 평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 운용 과정에서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오랜 기간 코스닥의 동전주와 작전주 문제는 시장이 모두 알고 있는 사안”이라며 “지금도 투자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결단을 통해 ‘사회의 동맥경화’를 정리하는 것이 자본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글로벌 기준을 반영한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은 미국 나스닥 시장의 ‘페니스톡(penny stock)’ 관리 제도를 참고했다는 설명이다. 주가가 1달러 미만인 종목이 일정 기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 구조다.

상장폐지 강화가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한계기업 증가와 상장폐지 요건 강화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한계기업을 코스닥 지수에서 제외했을 경우, 2024년 6월 기준 지수가 약 37%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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