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켜지는 안전, 무너지는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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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안전과 생산성을 내세운 로봇 혁신의 이면에는 노동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전시회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은 로봇 아틀라스의 움직임을 공개했다.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로봇 시대’ 인간의 위험한 일 대체

사실 이러한 변화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2018년 미국의 빌트 로보틱스(Built Robotics)는 건설기계들이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2022년에는 아틀라스 로봇이 건설 현장에 시범 투입되어 작업자로서 역할을 제법 잘 수행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로봇이 단순한 연구 단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인간의 노동을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건설 현장에서는 무인 건설기계와 로봇이 시험적으로 투입되었고 지금은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제조업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인공지능은 생산라인을 최적화하고 협동 로봇은 사람과 함께 조립 작업을 수행한다. 과거에는 숙련된 노동자의 손길이 꼭 필요했던 영역이 점차 자동화되면서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로 이동하고 있다. 기계와 로봇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면서 사람들의 이런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비스업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식당에서는 자율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고 카페에서는 로봇이 커피를 내린다. 이제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인 풍경이 되고 있다. 건설, 제조, 서비스업을 막론하고 자동화와 지능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는 로봇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건설·제조·서비스업 등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로봇과 인공지능의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인간이 직접 위험에 노출되는 대신 로봇이 위험 구역을 담당함으로써 사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혁신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은 기존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품고 있다. 로봇을 설계·운영·관리하는 전문 인력,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기획하는 창의적 직종 등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핵심은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자리가 사라지고 어떤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나는가에 있다.

사회안전망 강화 … 개인 경쟁력 키워야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비해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새로운 직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산업과 개인의 혁신도 요구된다. 기업은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의 자동화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며 개인은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경쟁력을 확장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결국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넓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거부가 아니라 적응과 활용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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