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퇴직금 반영은 제도취지서 벗어나
노조편향 대법판단 경영부담 가중

기준중위소득(중위소득)과 통상임금은 각각 사회보장제도와 퇴직금 정산의 중요한 준거로 기능한다. 성격은 다르지만, 둘 다 ‘얼마를 받을 자격이 있느냐’를 가르는 기준선 역할을 한다.
중위소득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각종 급여 기준에 원용하기 위해 ‘고시’하는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을 의미한다. 예컨대 ‘기준 중위소득 32% 이하’ 가계에 생계급여를 지급한다는 식이다.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에 대해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노동의 대가이다.
중위소득은 복지 기준선이라 수급자 간에 이해 충돌은 없지만 통상임금은 포괄범위에 따라 노사 간 이해가 충돌한다. 근로자 입장에서 ‘월급의 일부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빼면’ 각종 수당이 쪼그라든다. 통상임금에 연계된 수당·퇴직금이 과소 산정되기 때문이다. 반면 사용자 입장에서 ‘상여금을 고정임금으로 묶으면’ 급여비용이 증가할 뿐만 성과·이익의 변동성을 완화시켜 줄 ‘유연성’이 사라진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에게 연 2회 ‘목표 인센티브(TI: target incentive)’와 연 1회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삼성전자는 두 인센티브 모두 임금이 아니라는 전제로 퇴직금을 계산했고, 퇴직자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두 인센티브 모두를 ‘경영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경영성과 분배’이라며 임금성을 부정하고 퇴직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 2부는 지난달 29일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두 인센티브를 구분해 판단했다.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 대가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성과급과 달리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 인센티브를 근로의 대가인 평균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시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대법원이 판시한 대로 “목표인센티브가 ‘임금대가성’을 가졌는지 여부”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사전에 정해진 목표 달성 정도를 등급화하고 정해진 산식에 의거’ 지급률이 결정되는 성과급 체계를 구축했다. 구체적으로 “월 기준급의 120%를 상여기초금액으로 하고 평가항목으로 ‘사업부별 재무성과(70%)와 전략과제 이행(30%) 정도’를 기준으로 ‘A~D’로 4등급화해, 평가등급에 따라 0~100% 범위에서 지급률을 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재무성과 평가가 ‘계획 대비·전년 대비·경쟁사 대비’ 등으로 조직원의 근로 결과와 연계되도록 설계해 성과급이 ‘사용자의 사후적 임의 재량’으로 지급되지 않도록 최계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전략과제도 구성원이 수행·관리·통제할 수 있게 설계돼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즉 “근로 제공과 직접적 또는 밀접한 관련 속에서 근로의 대가로 성과급이 지급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대가성이 없는 것으로 판시했다. 성과배분의 원천인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에 주목했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인 자본비용을 차감하고 남는 초과가치가 있느냐” 여부에서 출발한다. EVA가 플러스의 값을 갖는다 하더라도 이는 ‘자기자본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이 합쳐진 결과’로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들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임금대가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파기환송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목표 인센티브의 평가 항목인 전략과제 이행 정도나 재무성과 달성은 ‘성과 인센티브와 마찬가지’로 개별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그룹 내지 부서’의 성과를 개인에게 몰아주는 것이 된다. 그리고 성과를 많이 낸 직원에게 더 보상하자는 취지가 엉뚱하게 퇴직금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경기 상황이나 일시적인 경영 성과에 따라 ‘임의로 높아진 목표 인센티브 성과’를 퇴직금 산정에 포함하면 기업의 경영 부담만 불필요하게 커진다. “생산성에 기초하지 않은 일회적 성과 보상을 무리하게 평균임금에 끼워 맞추는 것은 ‘노조편향적인, 원칙을 벗어난’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중견·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 확대 가능성도 우려된다. “목표 인센티브가 사업부문·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보너스”로 합리화되면 사업부별로 프로젝트를 꾸리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목표 인센티브를 받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목표 인센티브를 임금성으로 포장하면 급여를 ‘두 번’ 지급하는 것이 된다. 근로소득으로서의 월급과 근로소득으로 의제된 상여금 형태의 또 다른 월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