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 한국·독일 국가대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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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빅터 피델리(Victor Fedeli)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왼쪽에서 네번째)이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과 함께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인 장영실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캐나다가 추진 중인 대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이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주목 받고 있다. 사업 규모만 약 60조 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과 독일이 최종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 정부도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수주전에 힘을 싣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29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지금은 글로벌 안보의 불확실성 시대이자, 불행하게도 전쟁이 뉴노멀이 된 시대”라며 “진영은 느슨해지고 각자도생의 안보 환경이 되면서 군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캐나다의 안보 환경 변화를 이번 잠수함 사업의 핵심 배경으로 짚었다. 그는 “캐나다는 미국과 사실상 자웅동체처럼 안보를 공유해왔지만, 최근 미국이 캐나다를 압박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믿을 수 있는가’라는 불안감이 확산됐다”며 “완전한 자주국방은 어렵지만 미국에만 의존하는 안보 체계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극 환경 변화도 캐나다의 전략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극이 녹으면서 북극 시대가 열리고 있고 캐나다는 세계 해안선 길이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이를 지킬 해양 전력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잠수함은 수상함보다 전략적 억제력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캐나다 입장에서는 잠수함 전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현재 3000t(톤)급 재래식 잠수함 12척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 연구위원은 “12척을 확보해도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약 4척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잠수함은 한 척당 가격도 크지만, 30년 이상 운용되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유지·보수(MRO) 비용이 더해진다”며 “건조 비용 약 20조 원에 MRO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 규모는 60조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서 한국과 독일이 최종 경쟁국으로 남은 배경도 언급했다. 조 연구위원은 “3000톤급 잠수함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고, 캐나다 입장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현재 남은 건 한국과 독일 두 나라”라고 밝혔다.

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는 한국의 강점을 짚었다. 그는 “한국은 이미 3000톤급 장보고-III 안창호급 잠수함을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이라며 “캐나다 관계자들이 실제 잠수함에 탑승해 성능을 확인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은 해당 급 잠수함의 실물이 없고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주 여부는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잠수함 성능 자체는 전체 계약의 약 20%에 불과하고 MRO가 50%, 절충교역과 경제적 보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캐나다가 원하는 것은 투자, 특히 자동차 산업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이미 폭스바겐이 캐나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 가능성에 대해 조 연구위원은 “냉정하게 보면 반반”이라며 “잠수함 자체 경쟁력만 보면 한국이 앞서지만, 정치·경제·동맹 구조까지 고려하면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한국이 독일과 5대5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과거를 생각하면 나쁜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번 사업을 두고 한국 정부가 총력전에 나섰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직접 나서는 것은 국가 차원의 의지 표현”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방산을 국가 총력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12척 잠수함 사업을 수주할 경우 한국 잠수함 기술이 사실상 표준이 될 수 있다”며 “세계 잠수함 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이 사업의 상징성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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