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확대 속도전 본격화…입지 갈등·수용성 확보가 관건

2030년 12GW 목표 내걸었지만 제도 기반은 여전히 미완
어업·군사 해역과 충돌…해양공간 관리가 해상풍력 성패 가른다

▲제주한림해상풍력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
정부가 해상풍력을 차세대 해양에너지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제도 미비와 입지 갈등으로 현장에서는 혼란이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26일 발간한 2026 해양수산 전략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해상풍력 산업은 ‘기대와 혼란이 공존한 시기’로 평가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 보급을 목표로 설정하고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 도약을 선언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통합적인 법·제도 기반은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

해상풍력 정책의 출발점은 2020년 7월 발표된 ‘해상풍력 발전방안’이다. 당시 정부는 계획입지고려구역 설정, 인허가 절차 합리화, 지역 주민 참여 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우대 등 종합 대책을 제시했다. 특히 ‘주민과 함께하고 수산업과 상생하는 해상풍력’을 핵심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리포트는 이후 개별 과제 이행이 지연되면서 정책 신뢰도가 약화됐다고 지적한다.

문제의 핵심으로는 입지 갈등과 수용성 문제가 꼽힌다. 해상풍력 사업이 확대될수록 어업 활동과의 충돌, 군사훈련 해역과의 중첩 등 기존 해역 이용자와의 갈등이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행 전기사업법 체계는 발전사업 허가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해역 이용 조정이나 공간 관리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어업피해 보상,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제도, 주민 참여형 이익공유 모델 등을 통해 지역 수용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주민이 일정 지분 이상 참여한 해상풍력 사업에 REC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를 재원으로 주민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다만 이익공유 방식이 사업별로 상이하고, 실질적인 체감 효과가 낮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해상풍력 확대의 성패가 ‘속도’보다 ‘질’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설비 보급 확대를 넘어 해양공간계획과 연계한 입지 선정, 어업·군사·환경 요소를 아우르는 조정 체계, 지역과의 이익 공유 구조를 동시에 갖추지 않으면 사업 지연과 사회적 비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해상풍력을 해양에너지 전환의 핵심축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개별 사업 단위 접근에서 벗어나 해양공간 관리와 연계된 종합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는 해상풍력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