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약 3년 만에 뚜렷한 감소 흐름으로 돌아섰다. 반면 예금금리의 상승 속도는 더뎌 은행 예금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주식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8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8648억 원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감소세가 월말까지 유지되면 가계대출은 2023년 봄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줄어들게 된다. 당시에는 2023년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 흐름이 이어진 바 있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10조3972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2109억 원 줄었다. 월간 기준으로 주담대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3472억 원 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은행권은 일부 신용대출이 주식시장 등 투자 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계대출 둔화의 배경으로는 부동산 규제 강화와 함께 빠르게 오르는 대출금리가 지목된다. 23일 기준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290~6.369% 수준으로, 불과 일주일 전보다 하단과 상단이 모두 상승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 기조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일본 금리 상승 여파까지 겹치며 은행채 금리가 오르자 대출금리도 연쇄적으로 뛰었다. 신용대출과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시 지표금리 상승 또는 은행 자체 조정 영향으로 소폭 상향됐다.
수심 부문에서도 자금 이탈 흐름이 뚜렷하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에서는 2조7624억 원이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줄었지만 두 달 연속 순유출이다.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도 한 달 새 24조3544억 원 감소해 월말까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년 반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증시 강세로 투자처를 옮기는 자금 이동에 더해 연초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금 집행 수요까지 겹치면서 은행 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