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내부 협상 파트너 탐색
경제 붕괴 위기 몰아놓으며 ‘고사작전’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연말까지 쿠바 공산정권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쿠바 정부 내부 인사 가운데 ‘협상이 가능한 인물’을 탐색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진행한 마두로 체포 작전이 내부의 협조로 이뤄진 점에 주목한 결과다. 한 소식통은 “현 상황을 읽고 미국과 거래할 인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너무 늦기 전에 거래하라”며 “쿠바에 더는 석유와 돈은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이 같은 발언은 쿠바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과 맞물린다. 미 정보기관 분석에 따르면 쿠바는 만성적 물자 부족, 의약품 부족, 정전 사태 등이 누적되며 사실상 붕괴 직전에 근접해 있다. 마두로 정권이 축출되면서 쿠바가 1999년 이후 의존해온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도 단절됐다. 미국 당국자들은 몇 주 안에 원유가 고갈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해외 의료파견 프로그램도 제재 대상으로 설정했다. 미국은 관련 외국 관리와 쿠바 관료들을 대상으로 비자 제재를 가하는 방식으로 외화 유입을 차단하려 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베네수엘라 모델을 재현해 쿠바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서반구 재편이라는 미 국가안보 전략의 결정적 시험대라는 인식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반면 쿠바는 공개적으로 굴복 의사가 없음을 천명했다. 94세의 라울 카스트로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최근 마두로를 경호하다 사망한 자국 군인들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강요와 위협에 기반을 둔 어떤 합의도 존재할 수 없다”며 “항복이나 투항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쿠바 정권은 반대 의견을 억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으며 인권단체들은 정치범이 1000명을 넘는다고 추산하고 있다.
쿠바의 정치 환경도 정권교체를 시도하기 힘든 이유라고 WSJ는 짚었다. 베네수엘라와 달리 쿠바는 단일 정당 구조, 조직적 반대세력 부재, 시민사회 부재가 겹쳐 ‘내부 협상자’를 찾기 어려운 체제라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 미·쿠바 데탕트 협상을 담당했던 리카르도 주니가는 “쿠바는 훨씬 어려운 대상”이라며 “미국 편에 설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후속 정권 구성이 더 큰 과제로 지목된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임시정부’ 성격의 과도적인 정권을 세우는 데 성공했지만 쿠바는 대체 세력조차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백악관 당국자들도 쿠바 시나리오가 ‘더 불확실한 전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최근 쿠바 망명자들이 많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포스트 공산주의 쿠바’를 상상하는 영상과 메시지가 공유되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해방된 아바나를 오픈카로 지나가는 AI 생성 영상까지 등장할 정도로 기대감은 높다. 그러나 체제 붕괴 시 인도주의 위기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미 행정부의 ‘정권교체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WSJ는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