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AI 대신 제미나이 채택
대화형 AI로 전략 전면 선회

애플이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를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챗봇 형태로 개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ㆍ아이패드ㆍ맥의 운영체제(OS)에 내장돼 기존 시리 인터페이스를 대체할 예정인 코드명 ‘캄포스’로 불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시리야”라고 부르거나 측면 버튼을 눌러 서비스를 호출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새 기능은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던 기존 시리와는 확연히 다른,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상호작용형 대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애플은 이 기능을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공개하고 9월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시리는 단순한 기능 수행을 넘어 웹 검색, 콘텐츠 제작, 이미지 생성, 파일 분석 등의 능력을 갖추게 되며 애플의 모든 핵심 앱에 통합될 예정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애플이 자체 AI 모델이 아닌 구글의 제미나이 기술을 대거 채택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구글에 AI 모델 사용료로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를 지급하고 있으며, 기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개선에도 구글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캄포스는 향후 다른 AI 모델로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장기적으로 구글 의존도를 낮출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애플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중국 AI 모델과의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이번 챗봇 도입은 대화형 AI를 경계해 왔던 애플의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 애플 경영진은 그동안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한 대화형 AI보다 AI를 기능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애플은 글쓰기 도구ㆍ젠모지ㆍ알림 요약 등에서 이러한 접근을 취해왔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수석부사장도 지난해 6월 인터뷰에서 “사용자들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별도의 채팅 경험으로 이동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체 AI 챗봇이 없이 경쟁사에 뒤처질 위험이 커지면서 애플도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ㆍ구글ㆍ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미 대화형 AI를 자사 제품에 깊이 통합하고 있다.
오픈AI는 애플의 잠재적 경쟁자로도 부상하고 있다. 챗GPT는 지난해 10월 기준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8억 명을 넘겼으며 전 애플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가 참여한 새로운 AI 기기도 올해 하반기에 선보인다는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최근 수개월간 오픈AI는 애플 엔지니어 수십 명을 영입해 애플 내부의 위기감을 키웠다.
한편 이번 음성비서 시리의 챗봇 전환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각각 0.39%, 1.98% 상승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