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폭발력 강한 ‘노란봉투법’에 대비를

김동현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변호사

3월 시행 개정법 사용자범위 확대
원청의무 이행 두고 이견 여지 커
강화된 안전보건책임 더 무거워져

지난 해 9월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올해 3월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에서는 개정 노동조합법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기업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지난 해 12월 개정 노동조합법에 대한 해석지침(안)(이하 ‘해석지침’)을 행정예고하였다.

지난 해 9월 10일자 필자 칼럼 <‘산업안전 3종 세트’ 완성판 노란봉투법>에서 설명한 것처럼 개정 노동조합법의 주요 내용은 △ 사용자 범위의 확대, △ 노동쟁의의 범위 확대, △ 배상의무자별 손해배상액 산정, △ 배상의무자의 감면 청구, △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 남용 금지 등이다. 위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사용자 범위의 확대’에 따라 원청(도급인)의 하청(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의무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점을 설명하였다. 같은 부분에관한 해석지침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살펴보자.

개정 노동조합법은 ‘사용자’의 의미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하였다(제2조 제2호 제2문). 해석지침에서는 위의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계약외사용자’로 표현한다. 즉, 해당 근로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그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내하도급관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진 원청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근로조건을 ‘지배·결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해석지침에 따르면 ‘지배’는 시설·장비·장소 등에 대한 소유권 등 법적 또는 사실상의 통제력을 가지고 있어 해당 공간의 운영 방식과 안전상 위험요소 등을 관리·제어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또한 ‘결정’이란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직접 결정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도급계약이나 과업지시 등을 통하여 근로조건을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경우를 의미한다.

위와 같은 의미 해석 중에 ‘지배’의 의미는 산업안전보건에서의 해석과 상당히 비슷하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은 도급인이 안전보건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는 기준으로 ‘실질적인 지배·(운영)·관리’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의 판결례 및 고용노동부 해석을 종합하면 그 의미는 ‘해당 장소 등에 대한 법률상의 권리나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지고 유해·위험요인을 인지·파악하여 이를 관리·개선하는 등 통제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산업안전보건에서 주로 문제되는 관리의 대상이 시설·설비 등인 점을 고려하면, 하청 근로자가 작업하는 시설·설비는 곧 안전·보건의 근로조건을 이루고 그 시설·설비를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이상 안전·보건의 근로조건을 원청이 지배·결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해석지침에 따를 때 도급인으로서 안전보건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는 영역이라면 개정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서도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해석지침은 명시적으로 위와 같은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해석지침에 따르면 계약외사용자(원청) 소속 근로자와 하청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고 시설·장비 등이 원청의 소유로서 하청업체 단독으로는 위험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 등의 구조적 개선이 어려운 경우에는 안전보건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원청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해석에 따를 때 드는 의문은,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법령에 따라 도급인으로서 의무를 이행한 것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되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다. 이에 관하여 해석지침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의무 이행과 별개로 원청이 사업장의 설비, 작업 내용 및 방식, 일정 등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의 안전보건 및 산업안전보건체계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하는 경우에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이 연달아 판시하였듯이 도급인은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수급인과 동일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중첩적으로 부담한다고 보면, 도급인으로서는 수급인 근로자까지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이행할 수밖에 없어 해석지침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의무 이행과 사용자의 인정을 별개로 구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개정 노동조합법의 해석에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사내하도급관계에서 안전보건 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산업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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