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트블록 “7년간 키운 STO 시장, 제도화 과정서 퇴출 위기”

▲12일 서울 역삼 마루180에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혁신금융 사업자가 무조건 인허가를 받아야 된다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특혜가 아닌 법안의 취지대로 진행되기만 부탁드립니다.

토큰증권(STO) 플랫폼 운영사 루센트블록 허세영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린 '루센트블록 STO 장외거래소 관련 입장 표명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금융위원회가 7일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KDX)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NXT)을 예비인가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관측이 나온 이후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으로, 이 경우 루센트블록은 최종 탈락 수순을 밟게 된다.

허 대표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명시된 ‘배타적 운영권’의 취지가 행정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법은 금융 상품이 쉽게 모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혁신 사업자를 보호하도록 설계됐지만, 실제 제도화 과정에서는 7년간 리스크를 감내하며 시장을 개척해 온 선구 기업이 오히려 퇴출 위기에 몰렸다”라고 전했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설립 이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약 7년간 STO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현재 이용자 수는 약 50만 명이며, 누적 발행·유통 자산 규모는 약 300억 원에 달한다.

허 대표는 인가 심사의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4년간 무사고 운영 실적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업 성과가 없는 대형 기관들이 제출한 계획서와 브랜드 가치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구조”라며 “한국거래소 역시 지난 2년간 장내 거래소 운영 기회가 있었지만, 실적은 0건에 그쳤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넥스트레이드가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비밀유지각서(NDA)를 체결한 뒤 재무 정보와 핵심 기술 자료를 확보했으며, 이후 단기간 내 동일 사업 영역으로 인가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불과 2~3주 만에 동일한 사업 모델로 인가 신청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정경쟁 원칙에 어긋난다”라고 부연했다.

해당 사안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지만,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명확한 해명이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루센트블록은 이날 오전 관련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신고했다.

▲12일 서울 역삼 마루180에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허 대표는 STO 사업 특성상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운영 역량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사를 상대하는 기업 간 거래(B2B)와 달리 STO는 체납자 관리, 사망 시 증여·상속 처리 등 개인 고객과 직접 맞닿는 복잡한 운영 노하우가 필수적”이라며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패 문제가 아니라, 제도화를 신뢰하고 참여한 50만 명 이용자의 자산과 권익을 지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며 만들어낸 시장이 제도화 단계에서 기득권으로 이전되는 선례가 남는다면, 국내 창업과 혁신 생태계는 심각한 위축을 겪게 될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라 법의 취지와 원칙, 그리고 상식이 지켜지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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