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인공지능(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구축 사업이 첫 번째 관문인 1차 심사를 코앞에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국가대표 AI’를 선발해 전폭 지원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평가 기준의 모호함이 국내 AI 생태계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15일까지 5개 정예팀을 상대로 1차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1차 평가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프롬 스크래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정예팀으로 선정된 5개사 중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업스테이지 세 곳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모델이 순수 자체 기술인지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을 튜닝하거나 구조를 차용한 것인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는 전체 모델의 구조가 다른 AI 모델과 유사하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 지푸 AI 'GLM-4.5-에어' 표절 논란을 마주한 업스테이지는 공개검증을 여러 솔라 오픈 100B 모델의 프롬 스크래치 개발 사실을 밝혔고, 문제 제기자는 검증 미비를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중국 딥시크와 모델 구조가 비스하다는 지적을 받은 SK텔레콤 또한 유사성이 제기된 부분은 인퍼런스 코드라며 “프롬 스크래치 독자성을 이야기하는 학습 코드와 구분된다”고 즉각 반박했다.
모델 구조의 유사성은 프롬 스크래치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의 공통점은 '가중치'를 프롬 스크래치로 처음부터 학습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경우에는 모델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인코더와 가중치를 중국 큐웬(Qwen) 2.5 모델을 미세조정(파인튜닝)한 후 차용해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최신 트렌드와 호환성, 전체 시스템의 최적화를 위해 해당 인코더를 전략적으로 채택했다는 네이버의 해명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통상 가중치를 초기화한 상태에서 자체 구축한 데이터셋으로 학습을 해야 독자 AI 모델로 구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정부가 독자 AI 모델의 프롬 스크래치 기준을 구체화해야 국내 AI 생태계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7월 '해외 AI 모델의 파인튜닝(미세조정) 등을 통한 파생형 AI 모델 개발은 독자 AI 모델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는 '금지되는 미세조정 범위'가 중의적이라는 함정을 갖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해당 프로젝트를 공모했을 당시 '모델 개발에 해외 오픈소스를 활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안내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잡음이 더 커지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SNS를 통해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 될 것”이라며 “윤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비로소 K-AI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