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전략 광물 등 13개 제품 생산 전망
그린란드 희토류 원광 정제 기대감 올라
포스코도 미국 생산단지 구축 속도전
호주 광산 등 1.2조원 '통 큰 투자' 집행

핵심 자원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뉴노멀’로 고착화하자 국내 자원 기반 기업들에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 충돌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독보적인 제련·소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원 질서 재편의 핵심 주체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약 11조 원 규모의 전략 광물 제련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가 지분 참여에 나서 전략적 중요성도 부각됐다. 해당 제련소는 올해 부지 조성과 함께 건설에 착수해 2029년부터 단계적 가동과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 예정 품목은 아연·연(납)·동 등 산업용 기초금속과 핵심 전략광물 등 13개 제품이다. 연간 약 110만t(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t 규모의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그룹도 자원 확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내 희토류·영구자석 통합 생산단지 구축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도 이차전지 소재 원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조2000억 원을 호주 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에 투자했다. 우량 리튬 자원 확보에 나서 채굴부터 소재화까지 공급망 전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리튬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며 자원 투자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합병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글로벌 자원 질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린란드는 희토류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미국이 확보에 나설 경우 북미·북극권 자원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희토류 전쟁의 핵심은 매장량이 아니라 가공 능력이다. 가령 그린란드 등 북미·북극권에서 채굴된 희토류 원광이 중국을 거치지 않고 미국 내 고려아연 제련소에서 직접 정제되는 구조가 현실화하면 고려아연은 중국 공급망을 피해 미국 방산 기업 등에 전략 광물을 공급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 경우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안보협의체 ‘팍스 실리카’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는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북극권 자원 개발이 글로벌 기업 도약의 발판이 된 사례는 알래스카에서도 이미 확인된다. 캐나다 텍리소스는 세계 최대 아연광산인 알래스카 레드 독(Red Dog) 광산을 운영하며 글로벌 아연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 잡았다. 또 미국 헤클라 마이닝은 자국 최대 은 광산인 알래스카 그린 크릭 광산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변화는 아직 추이를 예단하기 어려워 국내 기업이나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에 시기상조”라면서도 “여러 연구기관을 통해 그린란드를 위시한 북극 권역이 전략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한국도 에너지 안보 및 에너지 자원 공급망 다변화 관점에서 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변화 추이를 다각도로 모니터링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구조적 취약성을 인식하고 자국 중심의 희토류 공급망 재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실제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다양한 첨단 제품 소재로 쓰이는 7개 특정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섰다. 모터, 센서, 스피커, 제동 장치 등 주요 부품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망이 막히자 미국 완성차 업계 전반에 차질이 생겼다. 포드는 시카고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희토류 광물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공장 한 곳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면서 “수급이 불안정해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테슬라, 록히드마틴 경영진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