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국방비 50% 증액·방산 주주환원 금지 압박…“드림 군대 만들겠다”

“2027년도 국방예산 1.5조달러 돼야
매우 혼란하고 위험한 시기가 그 이유”
방산업계에는 배당ㆍ자사주 매입 금지 촉구
“무기 생산·유지·보수 제대로 하라”
나토 무용론도 제기⋯“우릴 도와줄지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내년 국방예산을 1조5000억 달러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혼란스럽고 위험한 시대를 이유로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종전보다 50% 이상 증액하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방산업계에는 무기 생산과 보수 등에 총력을 기울이라며 주주환원 제한을 촉구하는 등 사실상 ‘전시 체제’를 방불케 하는 압박을 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현지시간) APㆍ블룸버그통신,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매우 혼란스럽고 위험한 시기에 국가의 이익을 위해 2027년 국방예산은 1조 달러가 아니라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 원)가 돼야 한다”면서 “미국 상원ㆍ하원의원들, 장관 및 기타 정치권 인사들과 길고 어려운 협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6 회계연도 미 국방예산은 9010억 달러로 책정돼 있다. 만약 현실화 시 미국 군사비 지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증액이다. 미 재정문제를 연구하는 피터 G. 피터슨 재단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국방비 지출이 미국 다음으로 국방비 지출이 많은 9개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

트럼프는 “이 예산은 우리가 오랫동안 누려 마땅했던 ‘드림 군대(Dream Military)’를 건설하게 해줄 것”이라며 “무엇보다 어떤 적이든 상관없이 우리를 안전하고 확실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번 국방비 증액 제안은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는 군사 작전을 지시한 지 나흘 만에 나왔다. 미군 병력은 현재 카리브해 지역에 계속 집결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는 최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콜롬비아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오랜 적대국인 쿠바에 대해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은 이미 지난해 트럼프가 서명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을 통해 약 1750억 달러의 예산 증액을 받은 바 있다.

다만 국방예산 증액은 국방·비국방 지출 간 균형을 유지하려는 민주당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군사비 확대에 반대해온 공화당 내 재정 긴축파의 저항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재집권 이후 동맹국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부과한 관세를 통해 세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국방비를 과감히 늘려도 문제가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관세로 거둬들인 막대한 수입은 국가 부채를 갚는 동시에 군사비 지출을 가능하게 하고 중산층 애국자들에게 상당한 배당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미국의 무기 생산 속도가 터무니 없이 느리다고 지적하며 방산업체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별도로 게시한 SNS 글에 “미국의 모든 방산업체에 경고한다”며 “무기 생산과 유지·보수가 제대에 이뤄질 때까지 방산업체들의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방산업체들은 공장과 장비 투자에 대한 투자를 희생하면서 주주들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지급하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어떤 임원도 5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주요 방산업체 중 하나인 레이시온을 콕 집어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무기 생산 능력 확대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국방부(전쟁부)의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레이시온은 우크라이나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를 제조한다.

트럼프는 최근 수개월간 방산업체들이 핵심 무기 납품에는 심각하게 뒤처져 있으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혜택을 제공하고, 최고 경영진에게는 막대한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고 반복해서 불만을 제기해 왔다.

블룸버그는 월가의 관행을 정면으로 겨냥한 이례적인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군산복합체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변화를 예고하며 방산주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레이시온의 모회사 RTX(-2.45%), 록히드마틴(-4.82%), 제너럴다이내믹스(-4.18%). 노스롭그루먼(-5.50%) 등의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국방부 산업 담당 차관보를 지낸 뒤 현재 그룬드먼자문사의 설립자이자 대표로 활동 중인 스티븐 그룬드먼은 CNN에 “트럼프가 말한 제한 조치가 최종 확정돼 시행될 경우 이는 국가 자본주의의 극히 이례적이고 전례 없는 행위이자 우리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개입이 될 것”이라며 “이는 주요 방산 주계약업체를 국유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경로 위에 놓여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트럼프는 미국과 유럽의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 사실상 무용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SNS에 “우리가 진정 그들을 필요로 할 때 나토가 우리를 도와줄지 의문”이라며 “내가 집권 1기에 우리 군대를 재건하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건 모두에게 행운”이라고 적었다. 또 “미국이 없는 나토를 러시아와 중국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나토가 우리를 돕지 않더라도 우리는 항상 나토를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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