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광고 뒤 노동자 감금 및 통신 사기 강요
정부관계자에 요트 등 뇌물 주며 조직적 범죄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스캠(온라인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자금 세탁 혐의를 받는 프린스그룹(Prince Group·太子集团) 회장이 현지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8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과 신랑차이징(新浪財經) 등에 따르면 천즈(陈志) 프린스그룹 회장은 전날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돼 관련 당국의 조사를 받기 위해 중국으로 보내졌다.
중국 푸젠성 출신인 천 회장은 2009년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한 뒤 2015년 프린스그룹을 설립했다. 불과 10여 년 만에 은행과 부동산, 글로벌 투자 회사 등 다양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하지만 프린스그룹은 자사가 리조트 및 호텔 개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이라고 허위 광고하면서 노동자들을 유인한 뒤 고문하고 통신 사기를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천 회장은 2015년부터 30여 개국에 위치한 프린스그룹의 광범위한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캄보디아에서만 최소 10곳의 강제 노동 시설을 운영했다.
천 회장은 강제 노동 시설에서 세계 각지의 노동자들을 유인·감금하고 일명 ‘돼지 도살 사기(pig butchering scam)’ 수법을 사용해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 투자 사기를 감행했다. 구체적으로 2곳에서만 1250대의 휴대폰으로 7만6000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관리하는 ‘스마트폰 농장’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과 공범들은 여러 국가에서 공무원들에게 조직적으로 접근해 뇌물을 제공하기도 했다. 공범 중 한 명은 프린스그룹의 위험 관리 책임자로 임명돼 수사를 감시하고 해외 사법 당국 관계자들과 부패 거래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천 회장의 뇌물 수수 장부에 따르면 한 공범은 2019년 고위 정부 관료를 위해 300만 달러가 넘는 요트를 구입해 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해 10월 동남아시아의 초국가적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천 회장과 그의 사업에 연계된 약 140억 달러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노동자에 대한 폭력을 승인하고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 제공하도록 지시한 점, 온라인 도박과 가상화폐 채굴 등 사업을 통해 불법 수익을 세탁한 혐의로 그를 기소하기도 했다.
영국은 천 회장의 영국 내 사업체와 자산을 동결했다. 런던에 있는 1200만 유로 상당의 저택과 1억 유로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포함했다. 이후 싱가포르, 대만, 홍콩에 있는 자산들도 압류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11월 프린스그룹과 천즈 회장을 포함한 개인 15명과 단체 132개를 독자 제재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의 중국 송환 결정이 중국으로 하여금 서방 개입을 피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초국적 범죄 전문가인 제이콥 대니얼 심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방문연구원은 캄보디아가 천 회장을 중국에 송환한 것에 대해 “가장 저항이 작은 길이었다”며 “서방의 정밀 조사를 무마하는 동시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미국이나 영국 법원이 아닌 곳에서 처리하려는 중국의 선호와도 부합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