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자율주행택시’ 도입 검토할 만하다

김영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피지컬AI, 제조업강국 한국에 기회
양질의 데이터 빠른 습득에 유리해
보조금 부담적고 소비자 윈윈 기대

최근 종각에서의 안타까운 사고로 환기된 사실은 서울 택시기사의 절반이 65세 이상이라는 점이었다. 실제로 서울시내 제한속도를 낮추면서 큰 사고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서 뉴스의 관심을 받은 큰 사고의 상당수가 고령 운전자에 의한 것이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지검사를 강화하고 면허증 반납에 대한 특혜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심야 자율주행버스 및 자율주행택시가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상당수의 사람들은 결국 로보 택시가 사람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늦가을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을 우리나라에 전격 도입했는데 사용자들은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를 연상시키는 반응이었다. 운전자의 관여 없이도 만족스러운 수준의 주행과 안정감을 제공한다는 지인의 평가도 마주했다. 자동차산업의 비중이 상당한 우리 나라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기술격차를 어떻게 따라잡을지 고민인데 테슬라나 중국의 자율주행이 축적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는 미래에 과연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

올해의 화두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인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가 처음 나왔을 때를 돌아보면 생각보다는 변화가 더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제 제조업에 어떻게 AI를 활용할지에 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문서작업이나 사무 관련 업무는 상당 수준 대체되고 있지만 이외의 일에는 어떻게 적용될지 불확실하다. 다만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어 앞으로가 매우 기대되며 제조업 분야 강국인 우리에게도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큰 것 같다.

자율주행은 바로 이 피지컬 AI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기술의 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는 다른 피지컬 AI 발전에도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

물론 중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 땅에서 테슬라가 수집하는 정보는 한국에 저장하게 규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는 근본적 대책이라고 볼 수 없다. 같은 스케일의 데이터를 학습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학습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자율주행기술은 더 많은 이용자가 사용할수록 기술 향상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을 생각할 수 있다. 자유무역을 지켜야 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국산차 비중이 압도적인 택시 부문에 자율주행차 도입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을 것이다.

실제로 자율주행기술의 혜택이 가장 큰 사람은 고령운전자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운전경력이 길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신체적 능력의 감소에 따른 반응시간 지연 등의 문제가 있는데, 자율주행기술은 이러한 신체능력 감소를 보완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한편 자율주행기술의 진보가 놀랍지만 아직 사람의 관여가 전혀 없는 것에 대해서는 고객 우려나 법제도적 보완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일반인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다양한 도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65세 이상 택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택시회사 및 개인 택시 운전자가 자율주행 택시로 바꿀 경우 택시회사 및 개인운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들에게 보험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적극 고려할 수 있다.

자동차 보험사 측면에서도 사고 위험은 줄어드는 한편 미래 자율주행차가 본격화되었을 때 더 나은 보험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또한 주행관련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며,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지도 서비스 제공업체도 이러한 자율주행지원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상당할 것이다. 따라서 자율주행택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나 고령층 운전자의 주행에 불안을 느끼는 고객들이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더 안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자율주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완화하여 일반인들도 더 적극적으로 자율주행을 수용하게 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이들 고령층은 다양한 기술 발전을 직접 경험한 세대이면서도 최근 기술 발전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아, 이들을 위한 사용자경험을 높이는 데 강점을 갖는다면 시장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빠르게 논의를 시작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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