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6개월도 안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춤선은 칼 같고, 표정은 이미 완성형이죠. K팝의 출발선이 0살로 내려간 건 아닌지 헷갈릴 정도인데요. 하지만 아쉽게도(?) AI 작품이었죠.
아기와 동물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AI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빠르게 채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 유튜브 쇼츠에서 반복 재생되는 이 영상들은 완벽하게 정교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귀여움’이 부족함을 채웠죠. 이 모든 영상은 ‘클링 AI(Kling AI)’ 작품입니다.

클링 AI는 중국의 숏폼 플랫폼 기업 콰이쇼우(Kuaishou)가 개발·공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 서비스인데요. 텍스트나 이미지를 입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동영상을 만드는 영상 생성에 특화된 AI 서비스로 분류됩니다. 중국어 명칭은 ‘커링(可灵)’이죠.
클링 AI는 2024년 6월 처음 공개됐는데요. 당시에도 초당 30프레임, 1080p 해상도의 영상을 최대 2분까지 생성할 수 있었고 실제로 SNS에는 ‘동물 복싱 대결’, ‘중국 고대 건축물’, ‘용선 축제’ 같은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죠. 이후 점차 서비스 형태를 갖춰 일반 이용자 접근을 확대했습니다. 특히 텍스트로 장면을 설명하는 방식보다, 이미 존재하는 움직임을 활용하는 ‘모션 컨트롤(Motion Control)’ 기능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활용 양상이 달라졌죠. 사람이 춤추는 영상을 입력하면 그 동작을 캐릭터 이미지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SNS에서 확산 중인 아기·동물 춤 영상은 이 기능을 활용한 겁니다.
다만 가격이 상당한데요. 클링 AI는 서비스는 크레딧 기반 유료 구조로 무료 이용자에게도 체험용 크레딧이 제공되지만, 영상 생성은 크레딧 소모가 빠른 편입니다. 무료 요금제에서는 월 166크레딧이 제공되는데요. 통상 5초 분량의 영상 하나를 생성하는 데 약 10크레딧이 소모되죠. 결국, 무료 요금제에서는 짧은 영상 몇 개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스탠다드(Standard) 요금제는 월 10달러로 월 660크레딧, 프로(Pro) 요금제는 월 37달러, 월 3000크레딧, 프리미어(Premier) 요금제는 월 92달러, 월 8000크레딧을 제공하죠.

영상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합니다. 첫 단계는 춤을 출 캐릭터 이미지를 만드는 건데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캐릭터가 사람처럼 두 발로 서 있는 전신 이미지여야 하죠. 요즘 유행하는 영상은 자녀들을 직접 영상화하는 건데요. 그렇기에 전신 이미지를 찍어 활용하는데요. “귀여운 아기가 단순한 실내복을 입고 사람처럼 두 발로 서 있는 전신 실사 이미지, 정면 구도, 팔과 다리가 서로 겹치지 않게, 세로 9:16 비율” 정도의 프롬프트가 필요합니다.
다음 단계는 댄스 레퍼런스 영상을 준비하는 것인데요. 클링 AI에 업로드 할 수 있는 MP4 파일 형태여야 합니다. 실제 연예인이나 릴스 등에서 유행하는 전신 댄스 영상이 적합하죠. AI가 관절과 동작을 인식하는 데 사람의 전신 댄스가 가장 명확하기 때문인데요. 레퍼런스 영상은 전신이 끝까지 프레임 안에 보이고, 카메라가 크게 흔들리지 않으며 동작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처음 시도할수록 혼자 추는 춤 영상이 안정적이죠.
이제 이미지와 레퍼런스 영상이 준비되면 클링AI 웹사이트에 접속해 영상 생성 메뉴에서 ‘모션 컨트롤’을 선택합니다. 먼저 춤 영상을 업로드하고 이어서 캐릭터 이미지(혹은 실제 이미지)를 업로드를 하죠. 이 단계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텍스트 프롬프트를 길게 쓰려 하지만 모션 컨트롤에서는 오히려 텍스트를 비워두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떤 동작을 할지는 이미 레퍼런스 영상이 정해주기 때문이죠. 필요하다면 “캐릭터 외형은 바꾸지 말고 참고 영상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가게 해달라”는 정도의 짧은 문장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설정을 마쳤다면 ‘Generate’를 누르면 되죠. 여기서부터는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크레딧 소모량은 설정과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영상 한 편에 꽤 많은 크레딧이 든다”는 체감이 공통적인데요. 무료 사용자는 대기열이 길어져 생성이 수 시간 이상 걸리는 사례도 있어, 작업을 걸어두고 나중에 결과를 확인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죠. 결과 확인 후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완성된 영상은 짧지만 재생은 무한 반복인데요. 아기와 동물이 춤추는 클링 AI 영상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플랫폼 친화적인 콘텐츠 포맷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찌 보면 AI 콘텐츠 유행이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넘어간 대표적인 사례죠.
2023년 스노우(SNOW)의 AI 프로필과 에픽(EPIK)의 AI 이어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AI 이미지를 대중에게 인식시켰는데요. 셀카 몇 장으로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경험 그야말로 동참을 독려했죠. 정교한 촬영과 보정이 필요했던 프로필 사진은 앱 안에서 몇 분 만에 대체됐습니다. ‘전 국민이 같은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결과물은 너무나 획일적이었지만 그럼에도 유행은 거셌죠. 메신저와 SNS 사진이 전부 이 ‘AI 프로필’ 사진으로 교체될 정도였습니다.
이후 2025년 오픈AI 챗GPT가 GPT-4o 기반 이미지 생성 기능을 공개하자, ‘지브리풍으로 그려줘’라는 한 문장이 SNS를 뒤덮었는데요. 프로필 사진과 커뮤니티 이미지, 심지어 공공기관 계정까지 특정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차용한 이미지로 채워졌습니다. 그러나 이 유행 또한 빠르게 ‘포화상태’를 거쳐 ‘유행소멸’에 이르렀는데요. 모두가 비슷한 그림체를 쓰기 시작하자 차별성은 사라졌고 피로감이 쌓인 거죠.
이 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클링 AI의 ‘아기 춤추는 영상’입니다. 귀여운 자녀의 현재 모습을 ‘더 귀엽게’ 즐기고픈 마음이 한껏 반영된 거죠. 기술은 복잡해지고 있지만, 사용 방식은 오히려 단순해졌습니다. 이미지도 아닌 영상으로 말이죠. 약간의 어색함 또한 귀여움과 재미로 전환하는데요.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보여주는 AI’에서 ‘써보는 AI’로 이동한 흐름 속에서, 클링 AI는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한 번쯤은 써보게 만드는 도구가 됐죠. 지금 모든 이의 릴스 속에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