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처음으로 70달러를 돌파한 은 가격이 내년에는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4일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71.49달러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은 가격은 달러지수 약세와 금 강세, 인도에서의 실물 수요 및 투자 수요 증가에 역사적 랠리를 보이고 있다. 미국 귀금속 관세 부과 우려에 은괴가 미국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런던 내 거래 가능 재고가 급감한 점도 급등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11월 이후에는 미국이 중요 광물 목록에 은을 추가하면서 미국 관세 부과 우려가 더욱 높아진 상황인데, 중국 금 부가가치세 면제 폐지로 금 대신 은 실물 투자가 가속화된 점 역시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은 가격 상승 요인으로 △금 대비 작은 실물 시장 규모 △투자 수요 급증 △관세 우려에 따른 선수요 등을 꼽았다.
옥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트럼프 금속 관세 우려가 발단이 돼 런던귀금속시장협회(LBMA) 귀금속 시장의 금과 은(2억 온스)이 미국으로 대거 유출됐다. 또한, 8월 금 가격 상승세가 재개된 이후 은에도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가 유입되고, 특히 10월 인도 수요가 급증하자 실물 은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
옥 연구원은 "올해도 5년 연속 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예정"이라며 "올해 공급 부족 폭은 1억1700만 온스로, 2021년의 7900만 온스에서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낮은 재고와 은의 비탄력적인 공급, 즉 공급 경직성을 고려할 때 공급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옥 연구원은 미래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은은 전체 수요 중 50% 이상이 산업용으로 사용된다"며 "은은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전기 및 열 전도체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는 전자 및 전력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태양광과 풍력 터빈에 많이 사용되는 편"이라며 "은은 태양광 패널의 전극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전히 은은 저평가된 자산이라는 인식이 깔려있어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한 선호 심리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옥 연구원은 "일부 투자자들은 은이 대형 은행과 기관들에 의해 실물 가격이 눌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의견이 확산되면서 2019~2020년에는 레딧(Reddit)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은 랠리가 시작됐다"고 짚었다.
내년에도 은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불확실성 고조 측면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옥 연구원은 "올해 화두였던 각국 재정 리스크와 지정학적 불안,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내년에도 상존한다"며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연준의 독립성 훼손,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또한 여전한 우려"라고 짚었다.
옥 연구원은 내년 은 목표가격으로 100달러를 제시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금이 오르는데 은이 따라서 오르지 않은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내년에도 금 랠리에 편승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은 공급은 연간 3만 톤 수준으로 제한돼 있으나, 최근 투자 및 태양광 수요가 급증하는 점 역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과 달리 은은 중앙은행 수요가 미미해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낮다며 조성 시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