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1개월만에 최대폭 하락하며 한달보름만 최저
연말 1400원대 초반까지 하락세 지속...내년 상반기 WGBI 등 요인에 하락세 이어질 것

원·달러 환율이 30원 넘게 급락하며 1450원을 밑돌았다(원화 강세·원화값 상승). 하루 낙폭으로는 3년1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며, 환율 수준으로는 한달보름만에 최저치다.
외환당국의 전방위 개입이 영향을 미쳤다. 개장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말 아닌 행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개장초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이 ‘외환당국 시장 관련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외국투자 자금을 국내투자로 돌릴 경우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Reshoring Investment Account)에 대한 세제지원 신설 등을 포함한 국내투자·외환안정책을 내놨다.
당국의 강력한 개입에 롱심리(달러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네고 물량(달러매도 물량)과 롱스탑 물량(달러매수 손절 물량)도 쏟아졌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외환당국의 강한 의지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 역시 하락추세를 이어가며 1350원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외환당국의 강한 의지와 함께 내년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엔화 및 위안화 강세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2022년 11월11일(-59.10원, -4.29%) 이후 최대폭이었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개장가로 1484.9원을 기록했다. 이는 4월9일(장중기준 1487.6원) 이후 8개월만에 최고다. 장중 변동폭은 35.6원에 달해 2022년 11월11일(37.4원) 이후 가장 컸다.
밤사이 역외환율은 하락했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478.6/1479.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9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개장전부터 당국의 강한 방어의지가 있었다. 네고 물량과 롱스탑 물량까지 나오면서 환율이 생각보다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400원대 후반에서는 당국의지가 강함을 확인했다. 원·달러는 당분간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며칠 남진 않았지만 연말까지 원·달러는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상단은 1460원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환당국이 다방면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구두개입과 함께 실개입이 있었던 듯 싶다. 또, 개인투자자와 해외투자자 자금에 대한 국내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 개입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이 나오면서 한방향으로 쏠렸던 원화 약세 심리가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낙폭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분위기로 봐서는 연말까지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어 보인다. 1440원 정도에서 연말 종가가 마무리될 것 같다. 내년 상반기 중에도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간 중 평균환율은 1400원으로 예상하며, 1350원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 의지와 함께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엔화 강세, 위안화 초강세 등 부분이 원화에도 우호적 환경이 될 것으로 본다. 또 내년 4월 WGBI 편입 호재도 있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51엔(0.33%) 하락한 155.72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상승한 1.180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06위안(0.15%) 내린 7.006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70포인트(0.21%) 떨어진 4108.6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191억4200만원어치를 순매수해 사흘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