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내년 ‘정비사업+공공’ 투트랙 공급…지방도 확대 [2026 주택공급 기상도②]

내년 대형 건설사들의 공급 물량은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과 공공이 중심이다. 잔뜩 움츠렸던 건설사들도 올해보다 적극적으로 주택공급 대열에 참여한다.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지방 분양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합원 물량을 포함한 총 가구 수 기준 내년 공급 계획의 중심은 서울 정비사업이다. 반포·신반포·장위·노량진 등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 핵심 단지가 몰려 있다. 현대건설은 전국 13개 현장에서 총 1만3750가구를 계획했는데 이 가운데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 1·2·4주구)’가 5002가구로 중심축이다. 포스코이앤씨도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한 첫 반포 단지인 서울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251가구)를 내년 2월 분양 일정에 올렸다.

올해 공급이 적었던 건설사도 핵심 정비사업을 토대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4452가구에서 내년 1만8450가구로 목표치를 크게 올렸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1161가구), 동작구 ‘노량진 8구역’(987가구)을 포함해 경기 구리시 ‘구리수택E’(3022가구), 성남시 ‘성남 상대원2’(4882가구)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대기 중이다.

GS건설도 올해 약 8300가구에서 내년 1만4000가구로 회복을 예고했다. 서울 서초 방배13구역 재건축 ‘방배 포레스트 자이’(2217가구)를 전면에 세우고 동작구 ‘노량진 6구역’(1499가구) 등 정비사업 물량을 가동한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올해 계획 대비 달성률이 낮았던 만큼 내년에는 8905가구로 확대하며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을 예고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만8834가구 공급에 이어 내년에도 1만8536가구를 계획해 안정적인 물량을 유지할 방침이다.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일대 ‘장위 10구역’(2004가구) 등이 하반기 분양 대기 물량으로 거론된다.

내년도 공급의 또 다른 특징은 적잖은 지방 광역시 물량이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공급 지도를 ‘수도권+지방 광역시’로 넓혔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1’, 동작구 ‘노량진2·6’, 경기 구리시 ‘구리수택E’, 의왕시 ‘의왕 부곡가’, 광주 광산구 ‘광주 신가’, 대전시 동구 ‘대전 중앙1’ 등 구역이 공급 예정지로 잡혀 있다. 총 공급 1만3017가구(컨소시엄 포함 전체 기준)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전체 78%에 달한다.

공급의 또 다른 축은 공공이다. 정부는 최근 9·7 공급대책 등을 통해 수도권 택지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DL이앤씨의 공급 일정에는 경기도 성남시 ‘성남낙생 A-1BL(신혼희망타운)’(1400가구), 부산시 강서구 ‘부산 에코델타 12BL’(1086가구) 등 공공 물량이 포함됐다.

다만 삼성물산은 올해 3188가구에서 내년 1061가구로 줄이며 ‘수익성 중심’ 전략을 유지한다. 서울 강서구 ‘래미안 엘라비네’(557가구), 부산 동래구 ‘래미안 마크더스위트’(504가구) 등 제한된 사업지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도 공급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영진 교체와 내부 조직 정비, 사업 선별 기조가 일정 조율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년 공급 계획에는 올해 추진이 지연된 정비사업·택지 물량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며 “내년 공급의 관건은 ‘총량’이 아니라 ‘실행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