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부동산 운용사 인수전 제동 걸리나

국민연금이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에 맡긴 위탁자금을 모두 회수하는 방안을 본격 논의하고 있다. 경영권 매각 절차에서 국민연금 몫의 펀드 정보가 동의 없이 외부로 전달된 정황이 드러난 게 직접적인 배경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전날 투자위원회를 열어 이지스운용에 맡긴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매각 실사 과정에서 이지스운용의 펀드 보고서가 사전 동의 없이 한화생명·흥국생명·힐하우스에 제공된 것과 관련,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된 자료에 국민연금 출자 펀드의 설정 규모, 평가액, 보유 자산 구성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서울 역삼 센터필드빌딩, 마곡 원그로브 개발사업 등 핵심 자산을 담은 6개 펀드는 ‘사전 승인 없는 정보제공 금지’ 약정을 두고 있어 규정 위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지스운용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6조 원이 넘는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국내 최대 부동산펀드 운용사다. 이중 국민연금 위탁자산은 약 2조 원, 시장가치로는 7~8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스운용은 최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수 희망가로 최고가인 1조1000억 원을 제시한 중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전액 회수를 결정할 경우 기업가치 평가가 흔들릴 수 있어, 업계에서는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인수 후보자였던 흥국생명은 매각 주관사의 정보유출 가능성을 언급하며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힐하우스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거래 전 과정에서 투명성과 준법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며 "모든 절차에서 매각주관사의 기준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왔으며, 향후에도 규제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