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건강노트] 달리기 열풍 속 그늘, 내 몸을 지키는 방법

김원섭 열린한의원 대표원장

최근 몇 년 사이, 달리기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주말 아침이면 도심 곳곳에서 러너들의 가벼운 발걸음이 이어지고, SNS에는 기록과 완주 메달이 넘쳐난다.

하지만 달리기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만큼 신체적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과부하를 이기지 못한 무릎, 자유롭게 뛰고 싶은데 통증이 먼저 반기는 종아리와 발목은 흔한 러너의 풍경이다.

달리기 부상의 가장 큰 특징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라 반복적 충격이 쌓이며 생기는 과사용 손상(overuse injury)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슬개대퇴통증증후군, 정강이 스트레스 증후군,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 장경인대 증후군 등이 있다. 특히 초보 러너일수록 심폐 능력은 빠르게 향상되지만, 근육과 힘줄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 불균형이 부상의 시작점이 된다.

달리기 손상이 발생하는 주요 기전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훈련 증가량이 회복 속도를 초과할 때 나타나는 과사용의 문제다. 둘째는 근육 불균형이다. 엉덩이 근육과 햄스트링의 기능이 약해지면 무릎과 정강이에 호출되지 말아야 할 부하가 몰린다. 셋째는 러닝 폼의 문제다. 보폭이 과도하게 넓거나 케이던스(1분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SPM))가 낮으면 착지 충격이 증가한다. 넷째는 오래된 신발이나 단단한 지면 같은 외부 요인이다.

예방의 핵심은 단순하다. 신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조금씩 부하를 올리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10% 법칙(주간 러닝 거리나 시간을 10% 이상 급격히 늘리지 않는 규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에 케이던스 165~180 유지, 보폭 줄이기, 발 아래로 착지 같은 기본적인 자세 교정이 더해지면 부상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또한 엉덩이 외전근과 햄스트링 강화, 종아리 스트레칭, 고관절 가동성 확보 등 기능적 운동은 달리기 부상 예방의 토대가 된다.

그리고 주목받는 방법중에 하나가 바로 추나(Chuna)다. 달리기의 반복 충격은 몸을 단순히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절의 미세한 정렬 변화와 근막 긴장을 축적한다. 추나는 이러한 생체역학적 불균형을 조정하고, 관절 가동성을 회복하며, 신경근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예컨대 고관절 회전 범위가 좁아져 장경인대에 스트레스가 높아진 경우, 고관절 중심의 추나 교정은 러닝 시 외측 무릎 통증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발목과 거골하관절 정렬이 무너져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진 경우에도 추나는 효과적이다. 단순한 통증 완화가 아니라 잘못된 체중부하 패턴을 바로잡아 재발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

달리기는 여전히 훌륭한 운동이다. 하지만 신체 적응을 기다리지 않은 채 기록과 거리만을 좇는다면, 그 운동은 어느 순간 건강을 갉아먹는 부담이 된다. 달리기의 즐거움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는 훈련 조절·자세 교정·기능 강화·추나 기반의 체형 재조정이라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러닝의 지속 가능성은 빠름이 아니라 균형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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