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T 세포림프종 치료제 ‘VT-EBV-N’의 임상 2상 톱라인 데이터 발표

바이젠셀이 NK-T 세포림프종 치료제 ‘VT-EBV-N’의 임상 2상 톱라인(Top-line) 데이터를 확보하며 조건부 품목허가와 상업화 추진에 속도를 낸다. 회사는 초기 치료제로서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한 만큼 국내에서만 연간 300억 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5년간 1200억 원 규모의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영욱 바이젠셀 혁신전략본부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R협의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임상 2상 톱라인 결과로 초기 치료제로서 충분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내년 상반기 최종 결과보고서(CSR)를 확보하는 대로 신속심사와 조건부 품목허가를 추진해 2027년에는 파트너사 보령과 국내 상업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NK-T세포 림프종은 림프절 이외의 림프 조직에서 발생하는 NK세포 및 T세포 계열의 림프종이다. 미국·유럽보다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현재는 병원·의사별 프로토콜에 따라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을 병용해 치료하고 있으나 동일 기전의 초기 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개발된 사례가 없다.
기 본부장은 “스테로이드, 효소 제거 방식 등 다양한 치료 전략이 병원별로 적용되고 있지만 VT-EBV-N과 같은 적응증·기전의 치료제는 국내외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며 “경쟁 약물이 없는 만큼 독보적인 시장 포지셔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VT-EBV-N의 임상 2상은 전국 13개 기관에서 무작위배정·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NK-T세포 림프종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2023년 9월 투약을 완료한 뒤 2년간 추적 관찰을 수행했다. 투여 방식은 1주 1회, 4주 투약 후 4주 휴약을 2회 반복하는 8회 투약으로 진행됐다.
FAS(Full Analysis Set) 기준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2년 무질병생존율(DFS)은 투여군 95.0%, 대조군 77.58%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재발·사망 등 사건 발생률은 투여군 4.76%(1명), 대조군 32%(8명)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율(OS)에서도 투여군에서는 사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중대한 이상반응 역시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됐다.
기 본부장은 “NK-T세포 림프종은 재발률이 약 40%에 달하는 고위험군 질환이지만 자사 치료제는 이를 약 5% 수준까지 낮췄다”며 “부작용이 거의 없고 일상생활 유지가 가능해 초기 치료제로서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원가도 CAR-T 치료제 대비 절반 수준이어서 초기 치료제로 진입할 경우 시장 침투율을 80~90%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젠셀은 내년 초 CSR 확보 후 상업화 전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VT-EBV-N은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 신속심사 및 조건부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회사는 국내 판매는 보령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해외는 글로벌 기술이전·판권 계약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기 본부장은 “국내 NK-T세포 림프종 신규 환자는 연간 300~400명으로 초기 치료제로서 침투율을 80~90%로 가정하면 연간 약 3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향후 5년간 약 1200억 원 규모의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기술수출도 재추진한다.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은 중국이 핵심으로 환자 수가 한국의 약 30배인 연 1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기 본부장은 “2021년에도 중국 기업과 접촉했으나 당시에는 임상 데이터가 없어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며 “이번 톱라인 데이터 확보를 계기로 중국 기업과의 기술수출을 재추진하고 있다. 항암제 사업 경험이 풍부한 보령의 네트워크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