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전환 첫발 '성공적'…‘뉴 스페이스’ 시대 열렸다 [‘첫 민간 주도’ 누리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제공=항우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에 성공하며 대한민국 우주 개발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이번 성공은 정부 주도의 우주 시대를 마무리 짓고, 우주 산업을 민간 기업이 이끌어가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체제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알리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민간기업이 제작 전 과정을 책임진 첫 발사에서 역대 최다 13기 위성 수송과 함께 새벽 발사라는 ‘고난도 임무’를 완수하며 기술 역량도 입증했다.

최초로 민간주도로 제작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7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탑재위성들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다. 1, 2단 발사체 분리를 성공한 데 이어 3단 엔진이 목표 속도에 도달하면서 탑재한 위성이 모두 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누리호 4차 발사에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 조립, 운용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민간 우주산업 역량 강화와 기술 고도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2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공식 선정됐다. 향후 2026년 5차 발사와 2027년 6차 발사에도 제작 및 운용을 지속적으로 맡으며 국내 민간 우주 발사 산업의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일본처럼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본격 진입하는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그러나 비싼 로켓 제작비와 일감 부족, 로켓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확보 등 한국형 발사체가 경제성을 갖추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남겼다.

누리호는 지구 오로라 관측을 위해 처음으로 야간에 발사되기도 했다. 엄빌리칼 회수 압력 센서의 신호 이상으로 발사 시간이 당초 예정된 0시 55분보다 18분 지연되며 발사 가능 시한 1분을 남겨놓고 발사됐지만 이륙과 비행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전반적 발사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빨라졌는데, 1단과 2단, 3단 엔진 모두 설계값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항공우주연구원은 설명했다.

우주항공청은 이날 낮 12시 기준, 차중 3호가 항우연 지상국과 2차례, 남극세종기지와 노르웨이 스발바르 해외 지상국과 12차례 양방향 교신을 했다고 밝혔다. 첫 교신은 오전 1시 55분 남극세종기지와 이뤄졌으며, 이어 2시 48분 항우연과 추가 교신에 성공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4차 발사 성공은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이고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총괄을 주관하고 발사 운용에 참여해 역할을 완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와 민간, 연구소가 하나가 돼 수행한 최초의 민간 공동 발사로써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오늘의 성공을 밑거름 삼아 차세대 발사체 개발, 달 탐사, 신우주 탐사 등 대한민국이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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