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KP물 펀더멘털 견조…환율 급등, 신용위험 신호 아냐”

(하나증권)

하나증권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1480원대 고점대에 재진입했음에도 한국물(KP) 시장의 신용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20일 평가했다. 환율이 하루 20원 이상 움직이는 등 스트레스 레벨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주요 크레딧 지표가 위기 국면과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형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148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 앞에서 아직은 제어 가능한 수준”이라며 신용지표의 안정성을 이유로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은 20bp(1bp=0.01%p) 초반으로, 2022년 긴축기(74bp), 지난해 말 정치 불확실성 확대기(40bp), 올해 4월 상호관세 발표 당시(47bp)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KP 달러채 스프레드 역시 연중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 연구원은 “2014년 이후 한국의 순대외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만큼 외환위기식 외화 유출 위험도 제한적”이라며 “단기 환율 급등이 크레딧 스프레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구조도 아니다. KP 스프레드는 글로벌 크레딧 환경과 한국의 국가·금융부문 리스크 변화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의 원화 약세는 지난해 말이나 4월처럼 국내 금융불안이나 대외 신인도 훼손과 연결된 흐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행기업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대부분의 KP 발행사(국책은행·공사, 은행, 수출기업 등)는 외화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운용하는 구조로 환율 상승만으로 신용도 훼손이 나타나기 어렵다. 환율이 올라 원화 기준 부채비율에 부담이 생길 수는 있으나, 등급 변동의 직접 트리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율 상승이 본격화된 10월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40bp로, 9월(48bp)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중심 제조기업의 경우 원화 약세가 오히려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의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러면서 “현재의 고환율 환경은 가격 변동성 요인일 뿐 신용 위험의 전조는 아니다”며 “앞으로는 원화 환율 자체보다 공급 증가와 연방준비제도 정책 경로가 KP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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