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발사체 누리호가 이달 27일 네 번째 발사에 나선다. 이번 발사는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한국형 발사체 개발 체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 운용 체계로 전환되는 첫 적용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는 그동안 항우연이 개발·운영을 총괄해 왔으나 4차 발사부터는 발사 운영·조립·시험 등 주요 절차를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구조가 본격 도입된다.
앞서 3차 발사가 누리호의 궤도 투입 능력과 기본 성능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면 이번 4차 발사는 ‘반복 발사 안정성 확보’와 ‘민간 주도 운영 체계 점검’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총괄을 맡고 실제 운영 단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하게 된다. 정부는 이 과정을 통해 한국형 발사체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향후 민간 중심 발사 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앞당긴다는 목표다.
이번 발사에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 등이 탑재된다.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우주과학 연구와 우주기술 검증을 위해 바이오 캐비닛(3D 바이오프린팅·줄기세포 기술 검증), IAMMAP(지구 자기장 및 플라즈마 측정), ROKITS(지구 오로라·대기광 관측) 등 세 가지 핵심 실험 장비를 싣는다.
누리호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이륙한 뒤, 1·2단 추력 구간에서는 비행 안전을 위해 발사방위각 170도를 따라 남쪽으로 비행한다. 비행 시퀀스는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3단 분리 △차세대중형위성 3호 분리 △부탑재위성 분리 순으로 진행된다. 1단·페어링·2단의 예상 낙하지점은 각각 발사장에서 약 430km, 1585km, 2804km 떨어진 공해상으로 예측된다.
특히 누리호 3단 엔진은 정해진 고도·속도로 궤도에 진입하는 데 핵심이 되는 만큼, 이번 발사에서 3단 엔진 점화·연소 안정성, 제어 정밀도, 분리 메커니즘 신뢰성 등이 다시 한 번 면밀히 검증된다. 항우연은 또한 발사관제 시스템과 지상시험 체계가 민간 수행에 적정한지 여부도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발사는 2022년부터 시작된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일부로 정부는 2027년까지 총 6년간 6874억8000만 원을 투입해 한국형발사체의 반복발사 및 민간 기술이전을 통해 발사체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국내 발사체 산업생태계를 육성·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4차 발사를 ‘상용화 가능성 검증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2025년까지 누리호 5·6차 발사를 포함해 반복 발사를 통해 발사체의 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고 발사체의 신뢰성을 제고해 누리호 개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여 체계종합기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