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이 14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형태로 최종 확정,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부품·타이어·물류 업계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완성차 수출 정상화가 예상되며 납품 회복, 물류비 부담 완화 등의 기대감이 커졌다.
주요 부품사들은 3분기 관세 부담으로 실적이 주춤했지만 4분기 이후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3분기 영업이익 78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1% 감소했다. 모듈 부문은 일시적으로 370억 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관세 인하가 적용되면 4분기부터 손실의 일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현지 재고 보유 기간이 2개월가량이라 반영 시차는 존재하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선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현대위아도 완성차 수익성 회복과 수출 증가에 따라 부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용 고부가 부품 수요가 커지며 내년 상반기 업황 회복 가능성이 제기된다.
타이어 업계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3사 영업이익은 관세 인하 효과가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반영되면 평균 1~1.5%포인트(p)의 마진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 2기 가동으로 현지 생산 비중이 50%까지 확대돼 관세 부담이 줄면서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넥센타이어는 현지 공장이 없어 관세 완화의 수혜 폭이 가장 크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관세율 15% 적용 시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보다 20%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완성차 수출 회복 기대감은 관련 물류업계에도 긍정 신호로 번지고 있다. 한국해운협회는 “자동차 전용선(PCTC)을 포함한 해상운송 물동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현대글로비스와 에이치라인해운 등 자동차 운반선 운영사들은 미국향 물량 증가로 운항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블랙박스 등 차량 주변 기기 업체들도 시장 불확실성 완화를 계기로 북미·유럽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팅크웨어는 아마존 기반 북미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유럽에서는 규제 환경에 맞춰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파인디지털도 해외 전용 제품과 AI 기반 서비스 확대로 수출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다만 중소 협력업체들은 관세 인하 효과가 납품단가에 반영되기까지 1~2개월의 시차가 있어 단기 유동성 부담이 여전히 크다. 업계 관계자는 “11~12월은 단기 자금 확보가 관건”이라며 “효과를 체감하려면 연말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관세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내년 상반기부터 부품·타이어·물류 전반에 걸친 업황 반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