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사업본부, 제네시스, 인도 및 아태·아중동 권역을 동시에 개편하며 내년도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속도를 낸다. 내수 수요 둔화, 전동화 전환 과정의 판매 경쟁 심화, 제네시스 성장세 둔화 등이 맞물린 만큼 조직 전반의 실행력·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김승찬 현대차 국내판매사업부장(전무)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국내사업본부장을 겸직한다. 영업 현장을 기반으로 한 실무형 인사라는 평가다. 판매·채널 전략을 본부 단위로 단일화해 내수 방어와 재고 관리, 상품 믹스 조정 등 성과 과제를 통합 운영한다.
제네시스사업본부는 상품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기존 송민규 부사장 라인을 대신해 이시혁 전무가 수장을 맡는다. 이 전무는 제네시스 상품실, 글로벌상품전동화추진실, 북미권역 기획·상품실을 모두 경험한 기획형 인물로 평가된다. 전기차(EV) 라인업 재구성, 북미 고급차 수요 대응, 전동화 기반 가격 전략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해외 권역 중 조직 변화 폭이 가장 큰 곳은 인도다. 기존 인도·아중동 묶음 조직을 완전히 해체하고 인도를 단독 권역본부로 승격했다. 인도권역본부장은 타룬 갈트 사장이 맡고, 실무 운용은 박동휘 전무가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으로 이동해 담당한다. 인도 상장 이후 출고 확대·신흥시장 공략·수익성 균형 확보에 속도를 내는 구조다.
권역 라인업도 연쇄 이동이 이루어졌다. 도널드 르마노 호주판매법인(HMCA) 사장은 아태권역본부장을 겸임하며 호주·동남아·오세아니아 전략을 통합 조정한다. 타렉 모사드 사장은 아중동권역본부장으로 자리하며 전기차 보급 기반·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확대를 과제로 부여받았다.
기아의 중국법인 새 수장으로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정덕화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대표)가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단순 직책 이동이 아닌 구조 전환이라는 점이 내부 평가다. 기존 브랜드 중심 체계를 상품 기획·가격 구성·지역별 파워트레인 전략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무·상무급 인력을 전략축에 전진 배치했다는 의미다. 그룹 내 세대교체 기조가 본격화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기술 조직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자율주행 개발을 총괄했던 송창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AVP는 SDV 운영체제, 통합 제어 아키텍처, 무선 업데이트(OTA),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을 맡는 핵심 기술라인이다. 기술 경쟁력에 대한 성과 압박이 커진 만큼 최고기술책임자(CTO) 신설·기술본부 라인 통합 가능성 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내년도 신차 투입 주기, 북미 충전 인프라 규격(NACS) 전환 속도,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요 균형 조정 등 과제를 고려할 때 이번 인사가 그룹의 방향성을 선행 반영한 조치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인도 시장 독립은 글로벌 판매 구조에서 신흥시장 비중 확대 전략에 본격적으로 방점을 찍은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